국내 의료기관의 소독과 멸균 관리 실태*
Actual Disinfection and Sterilization Control in Korean Healthcare Facilitie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was done to investigate the status of disinfection and sterilization in healthcare facilities.
Method:
A survey of 193 Korean healthcare facilities was conducted from February 8 to March 7, 2013. Data were analyzed using descriptive statistics, χ2 test, Fisher's exact test, one-way ANOVA, Scheffe with SPSS WIN 18.0.
Results:
Of the healthcare facilities 93.2% had specific guidelines for disinfection/sterilization, but only 47.9% had a committee on disinfection/sterilization for decision-making, less than half (42.7%) conducted regular monitoring of actual practices, while 83.9% had established procedures for recovery in case of problems with the disinfection process and 89.0% kept records and archives of disinfection practices. Cleaning process, selection of chemical disinfectants and process of disinfection and sterilization were found to be inadequate in some healthcare facilities. Perception score for adequacy of medical instruments was 8.10, environmental disinfection was 7.20, and sterilizer management was 8.45 out of a possible 10.
Conclusion:
Compared to larger institutions, smaller healthcare facilities had less effective disinfection and sterilization management systems, while some facilities showed inadequate practices for medical equipment and general sterilization. Better academic and state-level support is recommended for smaller facilities in order to establish a better system-wide management system.
서 론
연구의 필요성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의료기구나 환경은 감염 전파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소독과 멸균이 중요하다. 부적절한 내시경 세척이나 소독으로 인해 197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에서 30건의 내시경과 관련된 감염 유행이 발생하였으며 소화기 내시경 후 251명의 환자에서 교차 감염이 발생하였다[1]. 국내에서도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vancomycin resistant enterococci [VRE])으로 인한 감염 유행 시 환자 뿐 아니라 환자 주변 환경에서도 VRE가 검출되어 환자 치료와 더불어 환경소독을 실시한 후 감염유행이 사라졌다[2].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기구들은 인체와 접촉 부위에 따라 고위험기구, 준위험기구, 비위험기구로 분류하며, 이 분류에 따라 멸균과 소독 수준을 구분한다[3]. 인체의 무균 조직에 접촉하는 시술 기구들은 고위험기구로 분류한다. 고위험기구는 아포를 포함한 세균이나 진균, 바이러스 등 모든 형태의 미생물을 제거하는 멸균과정을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고위험기구를 멸균하지 않았거나 멸균과정을 적용했더라도 적절한 멸균방법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감염이 발생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4-6].
내시경과 같이 점막에 닿는 기구는 준위험기구로 분류한다. 준위험기구는 아포를 제외한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도록 높은 수준의 소독제를 이용하여 적절한 방법으로 소독해야 한다. 그러나 소독하기 전 세척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소독제 선택과 소독 과정이 부적절하여 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7].
이외에도 피부와 접촉하는 기구나 일반적인 의료 환경은 직접 감염을 일으키기보다 다제내성균을 포함한 다양한 병원성 미생물을 전파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감염을 전파시킬 수 있다[2]. 그러므로 의료 기구 뿐 아니라 의료 환경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상황에 따른 적절한 환경 청소와 소독이 필요하다.
전문가 단체인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는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소독과 멸균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해 2001년, 2006년과 2009년에 국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소독과 멸균 실태를 조사하였다[8-10]. 그러나 이 연구들은 감염관리간호사가 근무하는 300병상 이상 규모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하였으므로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을 포함한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 내 소독과 멸균에 대한 실태 파악이 누락되어 있다. 또한 2010년 병원수술간호사회에서 131개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술실 멸균기 관리 실태 연구[11]의 경우, 수술실에서 수술기구를 멸균한 사례만 포함하고 있으므로 전체 의료기관의 멸균 실태라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선행연구[8-11]를 살펴보면 300병상 이상 비교적 규모가 큰 의료기관의 소독제 선택과 적용 과정, 수술실의 멸균기 관리와 같이 조사 단체의 관심에 따라 부분별로 실태 조사가 이루어졌을 뿐, 규모가 작은 중소 의료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소독과 멸균의 관리체계, 기구에 따른 세척․소독과 멸균 실태, 환경소독 실태, 소독제와 멸균기에 대한 총체적인 관리 실태와 같은 전반적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의료기관의 소독과 멸균지침 개발을 위한 질병관리본부의 연구용역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기초자료로서 다양한 규모와 지역을 포함한 국내 의료기관의 소독과 멸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시행하였다.
연구 목적
본 연구는 국내 의료기관의 소독과 멸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함이며, 구체적인 연구목적은 다음과 같다.
국내 의료기관의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와 멸균기 관리 실태를 파악한다.
국내 의료기관 의료기구의 세척, 소독과 멸균 실태를 파악한다.
국내 의료기관 의료 환경의 소독 실태를 파악한다.
국내 의료기관 감염관리 담당자들의 의료기관 내 소독과 멸균 과정에 대한 적절성 인식 정도를 파악한다.
연구 방법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국내 의료기관의 소독과 멸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시행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다.
연구 대상
국내 소재 의료기관 중 2011년, 2012년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감염관리실무자 교육과정이나 2013년 학술대회에 참여한 의료기관과 대한간호협회 회원 주소록에 있는 의료기관 명단을 기초로 병상 수를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표본수 산정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1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자료[12]에서 2011년 전국 병원의 수가 30,086개로 보고하여 이를 모집단으로 추정하였다.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10%를 신뢰구간으로 하였을 때 연구 대상 표본수는 96개의 의료기관이 필요하였다[13]. 이를 근거로 설문 응답률과 병상 수를 고려하여 총 277개 의료기관을 편의 추출하여 각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담당자에게 설문지를 배부하였다. 최종 193개 의료기관에서 설문에 응답하였다.
연구 도구
연구도구는 자가보고식 설문지를 개발하여 이용하였다. 설문지는 문헌고찰을 기초로 내용을 구성한 후 감염내과 의사 1인, 진단검사의학과 의사 1인, 병원수술간호사회와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 대한소화기내시경간호학회에서 추천받은 전문가 7인을 포함한 총 9인으로 구성된 외부자문위원의 자문을 받아 수정보완한 후 최종 개발하였다. 개발한 설문지는 의료기관의 일반적 특성,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 멸균기 관리, 의료기구의 세척・소독・멸균, 환경소독, 감염관리 담당자의 소독과 멸균 과정에 대한 적절성 인식을 포함한 6개 영역, 총 70문항으로 구성하였다.
●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는 지침 유무, 소독과 멸균과정을 관리하기 위한 회의체 유무, 소독과 멸균 담당직원 유무, 소독과 멸균절차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 시행여부를 포함한 4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지침 종류에 대한 문항은 5가지 답가지 중 해당 항목을 선택하도록 하였다.
● 멸균기 관리
멸균기 관리는 멸균기의 종류, 부서별 보유 멸균기의 멸균지표 지표 확인과 확인 주기, 멸균과정 문제 발생 시 회수절차, 멸균물품 보관, 임플란트 멸균 시 생물학적 지표 확인, 생물학적 지표 확인 후 불출 여부, 멸균기록일지 작성 여부를 포함한 7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예’, ‘아니오’ 중 선택하거나, 3가지에서 5가지 답가지 중 선택 혹은 단답형으로 기술하도록 하였다.
● 의료기구의 세척·소독·멸균
‘의료기구의 세척, 소독과 멸균’은 응답자의 답변을 쉽고 정확하게 이끌기 위하여 고위험, 준위험, 비위험 기구 중 의료기관에서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기구를 선택하여 세척, 소독, 멸균과 보관까지 과정을 추적하는 방법(tracing)을 적용한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대표적인 의료기구로는 병동의 기구 세트류, 수술실의 기구 세트류, 치과의 버(bur), 가장 흔히 사용하는 내시경 등을 포함하였다. 각각의 대표적인 의료기구에 대해 세척 부서, 세척 시점, 세척 방법, 세제 종류, 소독 혹은 멸균 방법에 대해 47개 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각 문항은 문항의 특성에 따라 2개에서 6개의 답가지를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하였으며, 소독방법은 단답형으로 기술하도록 하였다.
● 환경소독
‘환경소독’ 실태는 의료기관 내 대표적인 환경을 선택하여 환경 청소 및 소독 과정을 추적하는 방법(tracing)을 적용한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대표적인 환경으로 일반병실, 결핵과 다제내성균 격리병실, 수술실을 포함한 4개의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각각의 환경 소독 시 사용하는 소독제 종류와 희석농도, 접촉시간은 단답형으로 기술하도록 하였다.
● 감염관리 담당자의 소독과 멸균 과정에 대한 적절성 인식
감염관리 담당자의 소독과 멸균 과정에 대한 적절성 인식은 의료기구의 소독과 멸균과정, 환경소독 과정, 멸균기 관리에 대한 3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각 문항은 얼마나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적절하지 않다’ 1점에서 ‘적절하다’ 10점까지의 점수 중 선택하도록 하였으며, 각각 문항의 부적절한 이유를 8가지 답가지 중 선택하거나 기타에 서술하도록 하였다. 소독과 멸균 과정에 대한 적절성 도구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 .861이었다.
자료 수집
K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 승인(IRB No. 13-05)을 받은 후 자료 수집을 시작하였다. 선정한 의료기관의 설문 회수율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하여 감염관리 실무경력 5년 이상자 중 조사위원별로 근접 지역에서 10~11개 의료기관을 담당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와 제주도 지역이사를 포함하여 26명의 조사위원을 선정하였다. 2013년 2월 1일 조사위원을 대상으로 교육하였다. 조사위원은 조사 대상 의료기관에 연구 목적과 조사 참여 방법, 설문지 작성 방법과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고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하게 한 후 설문 조사에 자유로이 참여 가능하며, 설문지 내용에 대한 질문이 있으면 언제든지 문의하도록 안내하였다. 2013년 2월 8일 조사 대상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담당자에게 설문지를 이메일과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설문지의 첫 페이지에 연구윤리에 대한 안내문을 제시하여 설문에 응답하기 전에 안내문을 읽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자료수집은 2013년 2월 8일 자료 발송 이후부터 3월 7일까지 한 달간 이루어졌다. 193개 의료기관이 설문에 응답(회신율: 69.7%)하였으며, 이를 분석에 이용하였다.
자료 분석
수집한 자료는 SPSS WIN 18.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참여 의료기관의 일반적 특성은 빈도,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였으며,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와 멸균기 관리 실태는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 Fisher's exact test, χ2 검증, ANOVA 및 Scheffe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의료기구의 세척, 소독, 멸균 실태와 환경소독 실태는 빈도와 백분율로 분석하였고 소독과 멸균 과정에 대한 적절성 인식 정도는 빈도,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조사대상 의료기관의 특성
193개 의료기관이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서울․경기지역이 45.1%로 가장 많았고, 경상도 32.1%, 전라도 12.4%, 충청도 4.7%, 강원도 3.6%, 제주도 2.1%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종합병원이 53.9%로 과반수이상을 차지하였다. 참여 의료기관의 평균 병상 수는 470.1이었고, 300병상 미만 43.0%, 300-999병상 50.8%, 1,000병상 이상이 6.2%였다. 참여 대상 의료기관 중 77.7%는 감염관리실이 있었고, 47.2%는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았다(Table 1).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와 멸균기 관리 실태
소독과 멸균 지침서를 93.2%의 의료기관이 구비하고 있었으며, 병상 수에 따른 지침서 구비 여부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10). 지침 종류로는 실무를 반영한 자체 제작 지침이 48.3%로 가장 많았고, 국내 전문기관에서 발간한 지침이 37.1%를 차지하였다. 소독과 멸균 과정을 관리하는 회의체는 47.9%의 의료기관이 있었으며, 병상 수별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48). 300병상 미만의 의료기관에서는 37.8%만이 회의체가 있는 반면 1,0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에서는 50.0%가 있었다. 소독과 멸균을 담당하는 직원 교육은 64.6%의 의료기관에서 교육을 시행하고 있었으며, 300병상 미만의 병원에서는 47.6%만이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으나 1,000병상 이상에서는 91.7%가 교육을 시행하고 있었다(p<.001). 소독과 멸균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은 42.7%의 의료기관이 실시하고 있었으며, 300병상 미만의 의료기관은 25.6%만이 시행하는 반면 1,0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은 91.7%에서 시행하고 있었다(p<.001).
멸균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물리적 지표의 사용은 82.3%, 화학적 지표의 사용은 83.9%, 생물학적 지표의 사용은 85.9% 에서 사용하고 있었으며, 세 가지 지표 사용 모두 병상 수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사용률의 차이를 보였다(p<.001, p<.001, p<.001). 생물학적 지표 사용주기는 스팀멸균 시 65.3%, 가스멸균 시 69.4%, 플라즈마 멸균 시 61.3%의 의료기관에서 매회 혹은 매일 사용하여 멸균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고, 세 가지 멸균 방법 모두에서 병상 수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p<.001, p=.004, p=.022). 멸균과정 문제 발생 시 적용할 회수절차는 83.9%의 의료기관에서 있었고, 멸균기록 일지는 89.6%의 의료기관에서 작성하여 보관하고 있었으며, 멸균 과정 문제 발생 시 회수절차 구비(p<.001)와 멸균 기록일지를 작성 및 보관(p<.001) 모두 병상 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Table 2).
의료기구의 세척, 소독과 멸균 실태
부서별 대표 의료기구로 일반병동과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세트류, 내시경실의 내시경, 치과의 버(bur)를 선정하였다. 위 기구들의 세척 과정을 살펴보면, 일반병동 세트류의 58.3%, 수술실 세트류의 86.9%, 내시경의 97.3%, 치과 버(bur)의 88.8%를 해당 부서에서 세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척하는 시점은 수술실의 92.7%와 내시경실의 99.4%에서 대부분 사용 직후에 하였으나 병동은 사용 후 즉시 세척(47.6%)하거나 모았다가 한꺼번에 세척(47.6%)하였고, 치과에서는 모았다가 한꺼번에 세척(66.9%)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척 방법으로 병동, 수술실, 치과 모두 손 세척만 시행(67.2%, 50.0%, 59.2%)하는 의료기관이 가장 많은 반면, 내시경실의 경우 대부분(80.3%)의 의료기관에서 손 세척과 기계 세척을 병행하고 손 세척만 시행하는 경우는 6.9%에 불과했다. 세척 세제는 수술실의 68.5%, 내시경실의 79.6%에서 효소분해제가 포함된 기구세정제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일반병동과 치과에서는 효소세정제(38.5%, 46.4%) 보다 일반세제(48.4%, 47.2%)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이 더 많았다.
세척 후 소독 혹은 멸균하는 방법으로 일반병동 세트류는 스팀멸균하는 의료기관이 51.6%로 가장 많았고 에틸렌 옥사이드(Ethylene oxide [E.O.]) 가스 멸균 5.7%, 두 가지 이상 방법 39.1%로 나타났다. 수술실 세트류는 스팀멸균(45.5%)하거나 두 가지 이상 방법(45.5%)으로 멸균하였다. 대부분(94.2%)의 의료 기관 내시경실에서 화학소독제에 침적하여 내시경을 소독하고 있었으며 치과의 버(bur)는 스팀멸균(57.6%), E.O. 가스멸균 (23.2%) 순으로 멸균하였고 화학소독제에 침적하는 경우는 3.2%이었다(Table 3).
의료환경의 소독 실태
환자 침대와 주변 환경 소독은 일반병동의 97.3%, 결핵병실의 98.2%, 다제내성균 격리병실의 98.8%, 수술실의 97.7%에서 소독제를 사용하였다. 사용한 환경소독제 종류를 중복 분석한 결과, 조사 장소별로 50.7%의 일반병동, 57.3%의 결핵병실, 51.0%의 다제내성균 격리병실, 47.6%의 수술실에서 염소 혹은 염소화합물 제품을 사용하였고, 그 다음 순으로 4급 암모늄염 제품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글루탈알데하이드와 같은 높은 수준의 소독제를 환경에 잘못 사용하고 있는 의료기관도 일부 있었다. 또한 소독성분이 없는 세척제를 2.3%의 일반병동, 1.6%의 결핵병실, 1.0%의 다제내성균 격리병실, 1.9%의 수술실에서 사용하고 있었다(Table 4).
감염관리 대상자의 소독과 멸균과정에 대한 적절성 인식
조사대상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담당자들이 인식하는 ‘의료기구 소독과 멸균과정’, ‘환경소독 과정’, ‘멸균기 관리’의 적절성 정도는 10점 만점 중 ‘의료기구의 소독과 멸균과정’ 8.10±1.72점, ‘환경소독 과정’ 7.20±1.83점, ‘멸균기 관리’ 8.45±1.78점이었다(p<.001). ‘의료기구 소독과 멸균과정’과 ‘멸균기 관리’가 부적절하다고 인식하는 주된 이유는 의료기관 내 물품이나 자원 부족(32.9%, 35.8%)이었으며, ‘환경소독 과정’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하는 주된 이유는 인력부족(32.1%)이었다. 이외에도 일부는 공간부족, 통합관리부서 부재, 관리 모니터링 부족, 지침 부재, 교육 부족이라고 응답하였다(Table 5).
논 의
의료기관 내 모든 부서에서 적절한 소독과 멸균이 이루어지기 위하여 표준화된 지침, 소독과 멸균 담당직원 교육,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포함하는 관리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14-16]. 본 연구에 참여한 의료기관의 지침구비 수준은 2006년 국내 소독제 사용 실태조사[10]에서 92.3%의 의료기관이 소독 지침을 구비하고 있었던 결과와 유사하나 여전히 300병상 미만 의료기관의 지침 보유율이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지침은 직원들이 표준화된 방법으로 소독과 멸균을 수행하여 질 관리를 가능하게 하므로 모든 의료기관에서 구비해야 하고 국가나 학회 차원에서 중소규모 의료기관의 실정에 맞는 지침을 개발하여 보급할 필요가 있다.
표준화된 지침을 개발하고 적용하기 위하여 소독과 멸균에 대한 의사결정을 담당할 회의체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 참여한 의료기관이 회의체를 구비한 수준은 1999년 300병상 이상 병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9]의 46.7%와 유사하였으나 2005년 84.6% [10], 2009년 74.0% [8]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선행연구[8,10]가 300병상 이상 비교적 규모가 큰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본 연구 결과에서 회의체 보유율이 낮게 나타났다. 의료기관인증평가가 주기적으로 시행되고, 감염관리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수가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하였으나 여전히 300병상 미만 의료기관의 과반수가 넘는 곳에서 소독과 멸균 의사결정을 담당할 회의체가 없으므로 표준화된 지침 개발과 소독제 선정, 소독과 멸균의 적절성 감시를 위한 회의체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적절한 절차에 따라 소독과 멸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소독과 멸균을 담당하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일부 의료기관에서 직원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특히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에서 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빈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과반수 이상의 의료기관에서는 소독과 멸균 과정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 지지 않고 있었다.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의료기구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의료기관은 소독과 멸균을 관리하는 책임 인력 을 선정하고, 소독과 멸균 담당 직원에 대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게 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소독과 멸균 과정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양한 부서의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의료기구나 환경에 대한 소독과 멸균이 적절한지 파악 되지 않아 질 관리가 어렵다.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체, 직원교육, 정기적인 모니터링 등을 포함한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가 300병상 이상에서 는 최소한 과반수 이상의 병원에서 구축된 반면, 300병상 미만의 의료기관에서는 과반수 이상이 구축되지 않은 경향이 있으므로 이들 기관에서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멸균기가 적절히 작동하여 멸균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는 기계적 지표, 화학적 지표, 생물학적 지표를 이용하여 멸균 적절성을 평가한다[16]. 기계적 지표는 멸균기를 작동할 때마다 확인할 필요가 있으나 일부 병원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생물학적 지표를 이용한 멸균 확인은 멸균기의 멸균 능력을 확인하는데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확인 주기는 스팀멸균과 E.O. 가스 멸균은 매회 혹은 매일 확인이 필요하고, 플라즈마 멸균의 경우에는 매일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17] 일부 병원에서 생물학적 지표를 이용한 멸균확인을 누락하거나 멸균확인을 하더라도 확인주기를 권고안대로 준수하지 않았다. 또한 멸균 후에는 멸균기록일지를 작성하여 보관하고, 멸균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 멸균물품의 회수가 필요하나 본 연구에 참여한 일부 병원에서 멸균기록일지를 보관하지 않았고 멸균과정에서 문제 발생 시 각 부서로 이미 불출된 물품에 대한 회수 절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구의 안전한 멸균을 위하여 적합한 멸균법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멸균기가 제대로 작용하여 멸균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확인, 멸균기록일지 작성, 멸균과정에 문제 발생 시 회수절차와 직원 교육이 필요하다. 의료기관에서 기계적, 화학적, 생물학적 지표를 이용한 멸균 확인 과정과 멸균기록일지 작성과 보관이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의료기관평가 항목[18]에 포함된 멸균기 관리와 멸균 확인 부분 평가를 보다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용한 의료 기구는 소독과 멸균 전에 반드시 세척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 기구에 남아있는 유기물은 소독과 멸균 과정을 방해하여 이로 인한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7,19]. 본 연구에서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일반병동 세트류와 수술실 세트류, 내시경과 치과기구 등을 해당 부서에서 세척하고 있었다. 기구 세척 시 오염물질이 튀어 세척직원과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우려가 높으므로 세척실은 청결 공간과 분리된 곳에 따로 공간을 마련하고 세척 직원은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기관에 따라 일반병동, 수술실과 치과 진료실에 충분한 세척 공간과 교육받은 숙달된 세척 직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세척 과정은 의료기관의 중앙부서에서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만약 중앙부서에서 세척할 수 없다면 해당 부서 내 세척 공간과 세척 직원 확보, 직원 교육, 직원의 보호구 착용을 의료기관에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내시경을 제외한 의료기구들에서 손 세척만 시행하였다. 특히 치과 기구는 날카로운 부분이 많아 세척 직원을 손상시킬 위험이 높고 기구 특성 상 미세한 틈이 있어 잔여 유기물을 세심하게 닦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직원 안전과 유기물의 완벽한 제거를 위해 손 세척과 함께 기계 세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혈액이나 체액과 같이 단백질이 주성분인 유기물에 오염된 기구일 경우 효소세척제가 적절하다[17]. 대한소화기내시경간호학회[22]에 의하면 사용한 내시경과 부속물들은 효소세척제에 완전히 침적한 상태에서 부드러운 스폰지로 표면을 세척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비용 문제로 효소세척제를 모든 부서에서 사용하지 못할 경우 혈액과 체액 오염이 심한 기구, 특히 수술기구나 내시경류 세척 시 효소 세척제의 사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본 조사에서 수술실 세트류와 내시경 세척에 일부 일반세제를 사용하고 있어 세척제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의료 기구는 감염 위험성에 따라 고위험, 준위험, 비위험 기구 수준으로 분류하며[14-16], 분류한 기준에 따라 적합한 소독이나 멸균법을 선택해서 적용해야 한다. 내시경의 경우 높은 수준의 소독제를 이용한 소독이나 멸균 과정이 필요한 준위험 기구이며, 일반병동 세트류, 수술실 세트류, 치과 버(bur)의 경우 고위험기구로 분류되어 세척 후 멸균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본 조사에서도 이들 기구들에서 대부분 세척 후 E.O. 가스멸균이나 스팀 멸균을 하고 있었으나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양성계면활성제나 4급 암모늄염, 염소 및 염소화합물 등의 화학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었고 오존소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양성계면활성제나 4급 암모늄염, 염소 및 염소화합물 등의 화학 소독제는 중간 혹은 낮은 수준의 소독제로 분류되어 멸균과정이 필요한 의료기구 소독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일부 의료기관의 부적절한 소독과 멸균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환자 침대 및 주변 환경은 환자의 체액, 피부나 점막의 미생물에 의한 오염이 예상되어 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부서는 화학소독제를 이용한 환경관리가 필요하다[14,15,23-25]. 연구 대상 의료기관의 일반병실에서 사용하는 환경 소독제 성분을 확인한 결과 염소 및 염소화합물과 4급 암모늄염은 낮은 수준의 소독제로서 환경 소독제로 적절한 반면 알코올은 피부 소독제로서 피부 뿐 아니라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환경 표면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는 있으나 빨리 증발하고 비용이 비싸므로 면적이 넓은 환경 표면에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14].
결핵균은 대표적인 공기매개 감염균[15]으로 병실 환경 표면을 통한 전파보다 공기를 통한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결핵 병실의 환경 소독은 일반병실 환경 소독 수준에서 실시하도록 권장한다[14,23]. 본 조사에서 염소 및 염소화합물, 4급 암모늄염 등 적절한 환경소독제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높은 수준의 소독제인 글루탈알데하이드를 사용하거나 소독 성분이 없는 세척제를 환경소독제로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여러 항균제에 내성을 지닌 다제내성균 격리병실 소독을 위하여 특별히 지정된 환경소독제는 없으며 아직 내성을 보이는 소독제가 없으므로 일반 병실에서 사용하는 낮은 수준 소독제를 다제내성균 격리병실의 환경소독제로 사용한다[16].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다제내성균 병실 환자 침대와 주변 환경 소독에 낮은 수준의 소독제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었으나 일부 의료기관에서 높은 수준 소독제인 과초산, 글루탈알데하이드나 피부 소독제인 클로르헥시딘 글루코네이트를 사용하거나 소독 성분이 없는 세척제를 사용하는 등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다제내성균 격리병실의 환경 소독을 위한 적절한 화학소독제 선택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수술실은 혈액이나 체액에 의해 주변 환경이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장소이다. 따라서 혈액이나 체액에 포함된 미생물과 환자의 피부나 점막에 집락된 미생물을 제거할 수 있는 낮은 수준의 소독제를 이용한 환경 소독이 필요하다[14,15]. 조사 대상 병원의 수술실 환경 소독에 사용하는 화학소독제로는 염소 및 염소화합물, 4급 암모늄염 순으로 대부분은 낮은 수준의 소독제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었으나 일부 병원에서는 소독 효과가 없는 세척제를 사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시정도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소독과 멸균 담당자들은 환경소독 과정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고 환경소독이 부적절한 이유로 인력, 물품, 자원, 지침, 교육과 직원의 수행도 부족을 원인으로 인식하였다. 그러므로 적절한 소독과 멸균과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인력과 물품 등을 투입하고, 이와 아울러 지침 개발, 직원교육, 이행 수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을 통한 질 관리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대규모 의료기관보다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중소규모 의료기관에서 우선 적용이 필요하다.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소독과 멸균을 담당하는 현장 직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각 의료기관은 담당 직원들이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소독과 멸균 방법과 절차를 기술한 실무지침을 마련하고 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소독과 멸균의 중요성과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교육하고, 올바르게 수행하는지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또한 소독과 멸균 관련 책임자와 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원해야 한다. 국가는 각 의료기관들이 이를 잘 수행하도록 소독과 멸균에 대한 국가 지침 마련, 화학소독제 제품에 대한 국가적 관리 기준 강화, 충분한 소독과 멸균을 위해 필요한 의료기구 수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의료수가를 현실화 하고, 의료기관 인증제에서 소독과 멸균 관리에 대한 평가 항목을 강화하며, 소독과 멸균을 담당하고 관리하는 인력의 자격이나 훈련과정과 같은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국내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소독과 멸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시행하였다. 소독과 멸균 관리체계는 300병상 미만 규모에서 지침 구비, 직원교육,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체 구축, 멸균 적절성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멸균 과정에 문제 발생 시 회수 절차 등과 같은 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의료기관이 많았다. 이에 300병상 미만의 중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관리체계 구축에 필요한 교육과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의료기구 소독과 멸균, 환경소독에 대한 조사에서도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소독과 멸균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국내 의료기관의 소독과 멸균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한 연구이므로 다양한 의료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소독과 멸균 방법에 대한 파악은 어려웠다. 그러므로 추후 연구로서 내시경, 수술 기구, 치과기구와 같은 의료기구나 다제내성균, 결핵균 등의 다양한 의료 환경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통해 소독과 멸균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분석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