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resilience) 개념분석
Resilience in People with Acquired Physical Disabilities: A Concept Analysi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clarify the concept of resilience and identify its characteristics in people with acquired physical disabilities.
Methods
The researchers conducted a concept analysis using the eight-step method proposed by Walker and Avant and searched databases such as PubMed, CINAHL, PsycINFO, RISS, and KISS using relevant keywords. Ultimately, nine articles were selected for this study.
Results
The defining attributes of resilience include optimism, acceptance of disability, and social connectedness. These attributes are influenced by the antecedent adverse life events. Furthermore, resilience significantly impacts positive adaptation.
Conclusion
The identified attributes of resilience can be applied to develop measurement tools for assessing resilience in people with acquired physical disabilities. Additionally, these findings can inform the development of nursing intervention programs to increase resilience in patients and their families.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도전적이거나 위협적인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심리적으로 성장하는 과정, 역량 또는 결과를 나타내는 개념이다[1]. 본래 탄성이 있는 물질이 구부러진 후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을 지칭하는 물리학 용어를[2], 생태계가 충격을 흡수하면서 그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개념[3]으로 활용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회복탄력성 개념에 대한 관심과 발전이 이루어져 왔다.
인간에 대한 회복탄력성 연구는 1970년대에 심각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잘 발달하는 아동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4]. 연구초기에는 개인의 고정적인 자질로서, 스트레스의 부정적 효과를 조절하고 적응을 증진하는 개인의 타고난 능력으로 정의하였다[4]. 이후 연구가 진행되면서 개인의 내외적인 위험요인과 완충작용을 하는 보호요인 사이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역동적인 과정으로도 정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는 위험요인의 예방과 보호요인의 개발 및 증진에 관심을 갖는다[1]. 회복탄력성 즉, 역경에도 불구하고 다시 회복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능력은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간호중재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는 근거가 된다[5]. 따라서 회복탄력성 개념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건강 회복과 관련된 간호중재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념의 의미를 충분히 탐색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은 역경에 직면하였을 때 활성화되는 인간의 능력으로, 예기치 않은 삶의 전환기나 건강 상태 변화와 같은 상황에서 특히 중요하게 고려된다. 후천적 지체장애는 건강한 삶을 영위하던 중 외상이나 질병 등으로 예상치 못하게 장애가 발생한 경우로, 장애로 인해 신체적 부상과 함께 영구적인 신체 기능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6]. 또한 가정과 사회에서의 역할 변화 또는 역할 상실을 경험하게 되면서 상실감, 절망감, 우울과 불안, 자살 생각 등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6]. 그러나 회복탄력성이 있는 대상자는 그러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변화된 상황에 긍정적으로 적응하여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6,7]. 이와 같이 역경에 직면한 대상자로 하여금 긍정적인 적응으로 이끄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회복탄력성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개발되고 강화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8].
국내 간호학 연구에서는 만성질환 아동, 심혈관질환자, 암 환자, 에이즈 환자, 혈액투석 환자, 척수 손상 환자 등을 대상으로 개념분석 연구가 수행된 바 있으나, 대상자별로 개념의 정의와 그 속성이 상이하였다. 이는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회복탄력성의 역동적인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회복탄력성에 대한 연구는 맥락적 요인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하였다[9]. 따라서 인생의 중반에 갑작스러운 신체 손상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심리사회적 측면의 다양한 제한을 경험하게 되는 후천적 지체 장애인들의 상황적 특성을 반영한 개념과 속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후천적 지체 장애가 있는 대상자의 부상 정도는 경미한 손상에서부터 화상, 척추 손상, 외상성 뇌손상 등과 같이 장기적이거나 영구적인 변형 및 장애를 초래하는 심각한 손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며, 이러한 부상의 궤적(injury trajectory) 또한 다면적인 특성을 보인다[10]. 이전의 국내 간호학 연구에서 척수 손상 환자의 회복탄력성 개념에 대해 연구된 바 있으나[11], 그 개념을 다양한 유형의 지체 장애를 가진 대상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광범위한 문헌 검토를 통해 이질적인 신체 장애 특성의 맥락에서 회복탄력성 개념과 그 속성을 탐색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개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변화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12]. 김혜성[11]의 연구는 현 시점에서 30여 년이 경과한 바, 미래 연구를 전략적으로 계획하고 설계하기 위해서는 용어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개념 분석은 개념의 구조와 기능을 조사하기 위해 개념의 기본 요소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과정으로, 여러 분야의 증거를 고려하여 의미를 명확히 하고 조작적 정의를 개발하기 위한 개념적 지식 표현 및 데이터 분석방법이다[12]. 이 방법론적 프레임워크의 적용은 기존의 다양한 지식을 통합하는데 유용한 전략을 제공하며, 이론을 확장하고 익숙하거나 과도하게 사용되는 개념의 새로운 차원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12].
이에 본 연구는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개념을 분석하고 그 속성과 이론적 정의를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Walker와 Avant [12]가 제시한 개념분석 전략은 특정 현상이나 개념의 고유한 속성과 특성을 분석하여 개념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데 도움을 주며, 이론과 연구에서 사용될 조작적 정의를 도출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 방법은 간호진단과 측정도구 개발에 유용하여 간호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개념 분석방법이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속성은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의 개발과 간호중재를 제공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Walker와 Avant의 개념분석방법[12]을 이용하여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회복탄력성 속성을 명확히 하고, 선행요인과 결과를 확인하여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개념을 재정의하기 위함이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Walker와 Avant [12] 개념분석방법을 적용하여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개념에 대한 속성을 도출하고, 선행요인과 결과요인을 확인하는 개념분석 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는 후천적 지체장애의 회복탄력성과 관련된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은 1980년부터 2023년 11월까지 학술지에 게재된 총 9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3. 연구진행
문헌고찰의 범위는 사전적 정의와 각 학문분야에서의 개념 사용을 포함한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검색기간은 인간에 대한 회복탄력성 연구가 시작되는1980년부터 2023년 11월까지로 하였다. 문헌 선정기준은: (1) 동료 검토를 거친 학술 문헌; (2) 한글 및 영어로 작성된 문헌이며, 제외기준은: (1) 회색문헌(학위논문, 학술대회 발표, 잡지, 책 등); (2) 개념의 속성을 파악할 수 없는 문헌; (3) 전문(full-text)을 확인할 수 없는 문헌이었다.
국내문헌 검색은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한국학술정보시스템(KISS)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 resilience’, ‘장애’의 조합으로 검색을 수행한 결과, RISS 175건, KISS 71건으로 총 246건의 문헌이 검색되었다. 이 중 중복문헌 63건을 제외한 후, 제목과 초록 검토를 통해 109건을 제외하였다. 남은 74건의 문헌을 대상으로 전문 검토를 수행하여 최종 3건의 문헌을 선정하였다. 국외문헌 검색은 PubMed, CINAHL, PsycINFO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 physical disorders’, ‘ physical disability’, ‘ persons with disabilities’, ‘ disabilities’, ‘ disabled persons’, ‘ acquired’, ‘ hardiness’, ‘ resilience’를 AND 또는 OR로 조합하여 검색을 수행하였다. 검색결과, PubMed 79건, CINAHL 61건, PsycINFO 9건으로 총 149건의 문헌이 검색되었다. 이 중 중복문헌 7건을 제외 후 제목과 초록 검토를 통해 110건을 제외하였고, 남은 32건의 문헌 중 전문 검토를 통해 최종 6건의 문헌을 선정하였다. 최종적으로 총 9건(국내 3건, 국외 6건)의 문헌을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Figure 1).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최종적으로 선택된 9개의 문헌을 개별적으로 숙지하고, 각 문헌에서 개념의 선행 요인, 속성 및 결과를 식별하여 데이터 테이블을 구성하였다. 이후 연구자들은 여러 차례 연구모임을 통해 각자가 수집한 데이터 표와 원본 문서를 검토하며 토론을 진행하였고, 이러한 합의 형성 절차를 통해 개념의 정의적 속성을 도출함으로써 연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Walker와 Avant가 제시한 개념분석방법[12]을 적용한 연구로, 이 방법은 비교적 사용하기 쉬우며 간단한 접근 방식의 이점으로 선택되었다. 구체적인 개념분석 과정은 분석할 개념을 선정하고, 개념분석의 목적을 정하며, 개념의 정의적 속성, 선행요소 및 결과를 결정하고, 개념의 다양한 측면을 예시하는 모델 사례와 부가 사례를 제시하고, 개념의 경험적 준거를 확인하는 순서로 수행하였다.
4. 연구자 준비
본 연구의 제1저자는 재활 환자 간호과정을 이수하였으며, 재활간호 코디네이터로서 다년간의 임상경험이 있다. 또한 박사과정에서 간호 개념개발에 관한 교과목을 이수하였고, Walker와 Avant의 개념분석방법에 대한 광범위한 문헌고찰을 통해 이를 숙지하였다. 본 연구의 제2, 3저자는 간호 개념 개발 교과목을 이수하였으며, 십수 년간 간호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대상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다.
연구결과
1.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개념의 모든 사용 확인
1) 사전적 정의
‘지체장애인(肢體障碍人)’은 질병이나 외상 등의 원인으로 상 하지, 척추 또는 관절 등에 절단, 마비, 기형 또는 변형 등으로 인한 기능장애가 영구적으로 남아 있는 사람으로 의사로부터 지체장애인으로 판정 받은 사람을 뜻한다[13].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후천적(後天的)’이라는 용어는 개체가 태어난 후에 획득한 성질, 체질, 또는 질환을 지칭하는 용어로[14], ‘후천적 장애‘는 ‘선천적인 장애’와 대비되며, 질병 또는 사고 등으로 인해 장애를 얻은 경우를 의미한다.
‘ Resilience’는 라틴어 ‘ resiliens, resilire’에서 유래하며, ‘튀어 오르다, 반동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2]. Cambridge Dictionary 에서는 힘든 상황이나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한 후에 다시 행복하거나 성공하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으며[15], Merriam-Webster Dictionary 에서는 불행이나 변화로부터 회복하거나 쉽게 적응하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16].
국내에서는 resilience를 극복력, 회복탄력성, 회복력 등의 용어로 번안하여 사용하고 있다. ‘극복(克服)’은 어려운 조건이나 고생을 이겨낸다는 뜻으로[14], ‘극복력’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되어 있지 않으나 간호학 문헌에서는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17]. ‘회복력(回復力)’은 어떤 자극으로 인해 변화된 상태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14], ‘회복탄력성(回復彈力性)’은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회복하는 성질이나 능력으로 정의된다[14].
이상의 사전적 정의를 종합할 때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의 사전적 정의는 성인기에 질병이나 외상 등의 원인으로 팔 또는 다리, 척추 등에 영구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여 의사로부터 지체장애인으로 판정 받은 사람들이 장애로 인해 변화된 상황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2) 타 학문에서의 개념의 사용
회복탄력성은 물리학에서 탄성 물질이 압축된 후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오는 능력을 나타내는 용어에서 유래되었으며, 1970년대 심리학과 생태학에서 재정의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로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회복탄력성을 역경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인이 속한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발달해 가는 역동적인 변화의 과정이자 특성으로 정의하고 있다[8]. 또한 회복탄력성은 중대한 위험이나 역경에 노출된 경험, 극심한 스트레스가 전제조건으로 강조되며, 성공적인 적응을 회복탄력성의 결과로 본다[8]. 생태학에서는 생태계가 교란을 겪었을 때 그 교란으로부터 회복하고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능력과 속도라고 정의한다[3]. 경제학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충격, 혼란 또는 스트레스를 예상하고, 견뎌내며, 회복할 수 있는 능력으로[18], 교육학에서는 학업탄력성으로 지칭하며 학업 성공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학업 환경에서 급성 또는 만성적인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학생의 역량으로 정의하고 있다[19]. 분석한 학문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제시된 회복탄력성 개념은 도전적인 조건에서 양호하고 안정적이며 일관된 적응을 할 수 있는 사람, 사물, 단체 또는 시스템의 역량으로 확인되었다.
3) 간호 문헌에서의 개념의 사용
간호학 분야에서의 체계적인 연구는 Kadner [4]가 회복탄력성을 개념화한 연구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일시적으로 분열된 후 심리사회적 균형을 회복하는 개인의 능력으로 정의하였다. Dyer와 McGuinness [9]는 역경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 삶을 계속하는 역동적인 과정으로 정의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특정 능력인 보호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후, Polk [20]는 개념합성을 통해 회복탄력성 중범위 간호이론을 개발하고, 개인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험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성향적, 관계적, 상황적, 철학적 패턴 간의 상승적 상호 작용으로 나타난다고 서술하였다. 간호학에서의 회복탄력성 개념은 초기 연구에서 개인의 성향 중심으로 기술되었던 것에서 점차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 중심으로 기술되고 있었다. 이는 고정적인 속성이 아니라 교육과 훈련을 통해 습득되고 개발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며, 이러한 특성은 예기치 않은 건강상태의 변화나 삶의 변화를 경험하는 간호대상자에게 중요한 개념으로 다뤄지고 있다.
2. 개념의 정의적 속성(defining attributes) 확인
개념의 정의적 속성은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개념의 특성들의 목록으로, 개념의 정의적 속성을 결정하는 것은 개념분석의 핵심이다[12]. 이상의 문헌고찰 결과를 바탕으로 후천적 지체장애인 회복탄력성의 다양한 속성들을 확인하였으며(Table 1), 문헌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주요 정의적 속성은 낙관성(optimism), 장애 수용(acceptance of disability), 사회적 연결감(social connectedness)으로 확인되었다.
3. 개념의 모델 사례(model case)
모델 사례는 개념의 완전한 모범적 예시로서, 개념의 모든 정의적 속성을 보여주는 개념 사용의 예이다[12]. 모델 사례는 실제 사례이거나, 문헌에서 찾은 실제 사례일 수도 있고, 저자가 직접 구성한 사례일 수도 있다[12]. 다음에 제시된 모델 사례는 본 연구결과 도출된 낙관성, 장애 수용, 사회적 연결감의 속성을 이용하여 저자가 직접 개발하였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적인 연구활동으로 장래를 촉망받던 42세의 K교수(남자)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마비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암울하고 어려운 상황을 부정하거나 우울해하지 않고, 현실을 담담하게 직시하며 받아들였다(장애 수용). 가족, 친구, 동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하였고, 이러한 연결감은 그에게 정서적인 지지와 동기부여를 제공하였다(사회적 연결감). 또한, 그는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였으며 그의 노력은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고, 중증도가 비슷한 다른 환자들보다 더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다. K 교수는 자신이 이 정도로만 다치고 살아남은 것에 항상 감사하며, 스스로를 진심으로 행운아라고 생각하고 있다(낙관성).
K교수의 사례는 본 연구에서 확인된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3가지 속성인 낙관성, 장애 수용, 사회적 연결감을 모두 포함한 모델사례로서, 각 속성들이 개념 내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4. 개념의 부가 사례 구성
관심개념과 유사하거나 반대되는 사례를 검토하는 것은, 개념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고 속성을 보다 명료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12]. Walker와 Avant [12]는 분석하고자 하는 개념이 명확하고 모델 사례와 다른 부가 사례들을 만드는데 모호함이 없는 경우, 모든 개념분석에서 고안된 사례(invented case)나 불합리한 사례(illegitimate case)를 개발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하였다[1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경계 사례(borderline case), 관련 사례(related case), 그리고 반대 사례(contrary case) 만을 부가 사례로 제시하였다.
1) 경계 사례(borderline case)
경계 사례는 개념의 정의적 속성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지만 전부는 아닌 사례를 말한다[12]. 다음에 제시된 경계 사례는 두 가지 속성(낙관성, 장애 수용)만 포함된 사례로서 저자가 직접 구성하였다.
47세의 L씨(남자)는 기계점검 중 사고로 오른손 검지를 절단하고 왼쪽 손가락 세 개를 크게 다쳤다. 그러나 회사 측은 L씨가 관리자로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손가락 상태가 업무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그에게 복직을 허락하였다. L씨는 젊은 신입 직원들이 아니라 자신이 사고를 당한 것에 감사하며 힘든 상황에도 쉽게 절망하지 않았다(낙관성). 또한 그의 아내는 물론 가족들도 전과 다름없는 태도로 L 씨를 대하고 지지했으며 L씨는 그런 가족들의 지지 덕분에 자신의 상황을 더욱 잘 받아들일 수 있었다(장애 수용). 그러나 막상 회사복귀 후에는 그의 손가락 상태로 인해 업무에 제약이 생기게 되었고, 점차 중요업무에서 배제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동료들과의 대화 기회가 줄어들게 되었고, 동료들이 바쁘게 일하는 와중에 혼자서만 책상을 지키는 날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점차 소외감을 느끼게 되었다.
L씨의 사례는 낙관성과 가족들의 지지를 통해 큰 어려움 없이 장애 이후의 변화된 상황을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업무참여 및 동료들과의 소통의 기회가 감소하게 되면서 동료들과의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지 못함으로써 소외감을 느끼게 되었다.
2) 관련 사례(related case)
관련 사례는 분석 대상 개념과 매우 유사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개념과 다른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사례이다[12]. 면밀한 검토를 통해 분석 대상 개념의 정의적 속성에 포함되는 것과 포함되지 않는 것을 명확히 할 수 있다[12]. 다음에 제시된 관련 사례는 저자가 직접 구성한 것이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 속에서도 35세의 나이로 고위 임원의 자리에 오른 B씨(여성)는 그녀의 능력을 인정받아 회사의 중대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그 복잡성으로 인해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처음에는 여러 어려움에 부딪혀 당혹감을 느꼈지만, B씨는 곧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되찾았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과 가용한 자원을 신뢰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어려움을 마주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자세로 도전을 이어갔다. 프로젝트 진행 중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거나 계획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그녀는 유연하게 대응했다. B씨는 새로운 상황에 신속히 적응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접근법을 시도했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자신을 돌보는 자기 관리 기술을 활용하여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B씨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안정감과 집중력을 유지하며 결국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B씨의 사례는 ‘강인성(hardiness)’의 개념을 묘사한 것이다. 회복탄력성과 강인성 두 개념은 긍정적인 태도와 유연한 대처 전략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역량을 의미한다는 데서 비슷할 수 있다. 그러나 회복탄력성은 사건이 발생한 후에 회복하기 위한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강인성은 어려움이 발생하기 전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준비되어 있는 대처전략과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3) 반대 사례(contrary case)
반대 사례는 분석 대상 개념이 아님을 보여주는 명확한 예시로서, 확인된 개념의 속성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사례이다[12]. 다음에 제시된 반대사례는 저자가 직접 구성한 것이다.
대학생 K (21세, 남자)는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경추신경이 손상되어 목 이하로 마비가 되었다. 처음에 마비판정을 받고 나서는 엄청난 좌절감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며칠간 굶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다른 장애인들과는 달리 자신은 치료를 마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또한 갖고 있었다. 퇴원할 때 비로소 평생 사지 마비로 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다. 퇴원 후에는 매달 한 번의 외출을 제외하고는 집에서만 지내며, 명절이 되어도 친척집에 있는 계단으로 인해 방문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다 보니 친척들과의 교류도 점차 끊기게 되었다. 눈물을 흘릴 때마다 어머니가 닦아주어야 하는 현실로 인해 일부러 참았지만, 결국은 스트레스가 쌓여 어머니에게 화를 풀게 되었다. 또한 K군의 어머니도 K군을 돌보느라 외출할 수도 없고, 함께 집에 갇혀 지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울증이 생겨 K와의 갈등이 더욱 빈번해져 갔다. K는 여전히 자신에게 장애가 생겼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 퇴원 후에도 집에서 환자복을 입고 지낸다. ‘역시 나는 운이 없는 사람이야…그러니 이런 일도 나같은 사람에게만 일어나지…’라고 생각하며 지옥과도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K 씨의 사례는 세 가지의 정의적 속성을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으로 간주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한다.
5. 개념의 선행요인(antecedents)과 결과(consequences) 확인
1) 선행요인
선행요인은 개념이 발생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발생하거나 존재해야 하는 사건 또는 사고를 가리키며, 이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맥락을 잘 반영한다[12]. 또한 이론가가 연구중인 개념에 대한 기본 가정을 파악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12].
Luthar 등[21]은 회복탄력성의 개념은 중대한 위험에 대한 노출을 전제로 한다고 하였다. 또한 여러 문헌에서 회복탄력성을 발휘하기 전에 직면해야 하는 역경 또는 중대한 위험을 선행요인으로 설명하고 있다[22-24]. 역경 또는 중대한 위험은 추가적인 질병, 외상성 사건, 새로운 스트레스 요인 또는 통증의 재발로 인한 변화일 수 있으며, 이는 개인에게 중대한 도전이나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하였다[24]. 이상의 문헌들을 고찰한 결과, 본 연구에서 확인된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선행요인은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adverse life event)’이었으며, 대상자들이 경험한 외상성 사건이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충격, 만성 통증 등이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6. 경험적 준거(empirical referents) 확인
경험적 준거는 실제 현상의 유형이나 범주로서 개념이 실제 세계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지표나 사례를 의미한다[12]. 이는 개념을 측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개념의 정의적 속성을 인식하거나 측정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전체 개념 자체보다는 정의적 속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12]. 본 연구의 목적은 개념의 조작적 정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존의 측정도구를 중심으로 경험적 준거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속성 중 낙관성은 Life Orientation Test-Revised (LOT-R)[25]를 경험적 준거로 볼 수 있으며, 장애 수용은 Adaptation of Disability Scale-Revised (ADS-R) [26], 사회적 연결감은 Social Connected-ness Scale-Revised (SCS-R) [27]를 경험적 준거로 볼 수 있다.
논 의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역경에 직면하더라도 잘 대처할 수 있으며, 자신의 환경에 합리적으로 적응하여, 일과 놀이, 가족 및 친구와의 상호작용 등을 통해 주관적인 안녕과 행복감을 느낀다[6]. 예기치 못하게 영구적인 신체 손상과 기능장애를 경험하게 되는 대상자의 긍정적인 재활결과를 위해서는 재활 시작단계에서부터 회복탄력성 수준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나, 대상자의 고유한 속성이 반영된 측정도구가 부재한 상태이다. 이에 개념분석을 통해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의 고유한 속성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복탄력성 측정을 위한 도구 개발과 회복탄력성 증진을 위한 간호 실무 및 연구에 이론적 근거로 활용하고자 시도되었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정의는 사고나 질병 등으로 성인 이후에 장애를 얻어 신체활동에 제약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낙관성과 가족 및 타인의 정서적 지지를 통해 여전히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이를 통해 장애를 수용하게 됨으로써 긍정적인 적응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속성은 세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는 낙관성으로 개인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는 일반화된 기대를 의미한다[28]. 간호사와 암 환자의 회복탄력성 속성 중 하나로도 낙관성이 확인되었다[22,29]. 재활 과정에서 낙관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건강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으며,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수용하고, 경험에서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28]. 이러한 낙관성은 개인의 성향적인 특질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특성으로서, 개발하고 강화될 수 있는 인간의 중요한 강점 중 하나이다[30]. 두번째 속성은 장애 수용이다. 장애의 수용은 자신의 변화된 능력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재활의 성공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31]. 자신의 장애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사람은 장애와 직접적으로 상충하는 가치를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하며,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정도를 줄이고, 일반적으로 장애의 부정적 영향에 덜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31]. Connor-Davidson Resilience Scale [32]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5개의 차원으로 구성된 회복탄력성 측정도구로서, 변화에 대한 긍정적 수용이 속성 중 하나로 포함되어 있다. 척수손상자를 대상으로 회복탄력성 개념을 개발한 김혜성의 연구[33]에서도 상황의 실체인정과 수용성을 속성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홍성경의 연구[29]에서는 수용의 측면들은 회복탄력성의 결과적인 특성으로서 그 이전에 수용하게 하는 그 무엇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와 같이 회복탄력성 속성에 대한 상의한 해석들은 아직까지 회복탄력성에 대한 개념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과 다차원적인 개념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세번째 속성은 사회적 연결감이다. 이는 개인이 사회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주관적 인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27]. Kadner는 사회적 친밀감을 회복탄력성의 주요 속성 중 하나로 설명하였다[4]. 사회적 연결감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깊은 친밀감을 느끼고, 쉽게 동일시하며, 친근하고 호의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27]. 또한 이들은 사회적 모임이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성향을 보인다[27]. 여러 선행연구에서는 회복탄력성의 속성으로 가족과 사회적 지지, 사회적 관계를 설명하고 있으나[22,34],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지지를 회복탄력성을 촉진하는 보호요인으로 간주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속성인 낙관성, 장애 수용, 사회적 연결감을 중심으로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적응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고유한 특징이 있다. 예상치 못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치료와 재활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적응하는 사람들은 낙관성을 바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수용하며,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하여 더 나은 성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또한 자신의 변화된 능력을 받아들이며, 장애의 부정적 영향에 덜 초점을 맞춘다. 가족, 친구, 동료 및 주변인들의 안정적인 정서적 지지는 장애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후천적 지체장애인들의 회복탄력성 개발과 강화에 기여하며, 강화된 회복탄력성은 역경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게 하는 자원이 된다. 이를 통해 대상자들은 삶에서 주관적인 안녕과 행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속성으로 도출된 낙관성, 장애 수용, 사회적 연결감을 재활과정에서부터 사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회복탄력성 증진 간호중재 및 다양한 지지 프로그램의 개발을 제언한다.
결 론
본 연구는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 속성을 규명하기 위한 개념분석 연구로, 고유한 속성을 확인하고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이들의 회복탄력성을 이해하고 지원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개념분석과정에서 가능한 많은 학문 분야를 포함하고자 하였으나 후천적 지체장애인의 회복탄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 논문은 제한적이었다. 또한 제한적인 검색어의 활용과 한글과 영어로 작성된 학술문헌 만을 선택함으로써 중요 속성을 포함한 일부 문헌이 제외되었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임상실무 및 간호연구에서 회복탄력성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간호중재 프로그램의 개발은 초기 단계에 있다. 중재 방안의 구체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회복탄력성의 측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본 연구결과 도출된 속성들은 측정도구 및 간호중재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이론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AUTHORSHIP
Conceptualization and Methodology - Lee SH, Choi EK and Lee JH; Investigation, formal analysis, and writing original draft prep-aration - Lee SH; Supervision and validation - Lee JH and Chio EK; Revision of the manuscript - Lee JH.
DATA AVAIL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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