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 경험
Experiences of Recording Electronic Nursing Notes among Ward Nurses in Two Hospitals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explored the experiences of recording electronic nursing notes among ward nurses in the hospital.
Methods
A qualitative descriptive study was conducted.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15 nurses at two university hospitals in Daegu between November 2022 and April 2023. Hsieh and Shannon's conventional content analysis method was applied, and MAXQDA was used for the analysis.
Results
Three categories were identified from the data, with 12 subcategories and 46 codes. The three categories were as follows: utility, limitations to effective use, and seeking a way to expand functions efficiently.
Conclusion
Records involving electronic nursing notes played a very important role in patient care and legal protection, as well as serving as a guide to nursing diagnosis, a source of pride, and a resource with convenient functions. Areas for improvement relate to awareness, burden, discomfort, disparities, and obstacles to record-keeping. A more efficient record system needs to be established, with corresponding education. Furthermore, hospital administrators should provide policy support to improve the quality of nursing records.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간호기록은 환자 상태와 간호사가 제공한 간호 및 그 간호에 대한 환자의 반응 등에 대한 기록으로[1] 환자 안전과 근거기반 간호실무를 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2,3]. 또한 간호기록을 통해 의료진들 간의 의사소통을 명확하게 할 수 있고, 질적인 환자 간호를 가능하게 한다[4]. 뿐만 아니라 의료비 지불의 근거가 될 수 있고, 법적 증거자료, 질 향상을 위한 연구자료, 환자결과에 대한 간호의 기여도를 입증하는 근거자료가 되므로 간호기록을 철저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4].
이렇게 중요한 간호기록은 종이기록에서 전자의무기록(Electornic Medical Record, EMR)으로 변화되면서[5] 최근에는 전자의무기록 내 전자간호기록(Electronic Nursing Record, ENR)을 이용하여 작성되고 있다[1]. 전자간호일지 기록시스템은 표준용어체계와 구조화된 문장을 선택하여 기록하는 방식으로 간호과정을 이용하므로 간호문제 해결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서 간호의 질이 향상되었고, 기록의 오류가 감소하였다[2,6]. 또한 임상 실무자가 환자의 상태와 관찰내용, 치료계획을 주체적으로 기록하던 전통적인 종이기반 기록이 전자의무기록으로 전환되면서 의료기관의 인증위원회나 경영진이 요구하는 내용을 우선적으로 기록해야 하므로 의료기관의 기록문화도 달라졌다[5]. 이에 간호업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의미는 간호일지 기록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여겨져 현시대 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전자간호기록에 대한 연구는 양적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병원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간호기록에 대한 지식, 중요도, 수행도를 측정한 결과 중요도에 대한 인식이 높을수록 수행도가 높았고, 지식은 중요도와 수행도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1]. 또한 안전간호활동의 수행도가 높을수록 간호기록의 수행도가 높았고, 내과병동보다는 외과병동이나 중환자실의 간호기록 수행점수가 높았으며 기능적 간호(functional nursing)보다 팀 간호(team nursing)를 하는 경우 간호기록 수행이 유의하게 높았다[6]. 그리고, 전자간호일지 기록의 내용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간호강도가 높아질수록 간호기록의 양이 증가하였고[7], 표준간호진술문의 양과 환자 중증도 간에는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8]. 이들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전자간호기록은 인력 관리와 자원 분배를 계획하는데 있어 활용이 가능하므로 철저한 간호일지 기록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데, 간호일지 기록을 작성하는 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인식이나 가치에 의해 간호일지 기록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전자간호기록에 대한 질적연구는 우리나라의 경우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간호기록률이 50% 미만으로 낮은 개발도상국에서의 기록 장애 요인은 기록에 대한 감독부족, 교육수준에 따른 기록역량의 차이, 기록에 대한 확신과 동기 부족 등으로 나타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지지와 간호기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였다[9]. 이란의 경우에는 간호기록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없고, 기록 작성의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기록 누락 등이 보고되었다[10]. 네덜란드 등의 유럽의 경우 환자는 간호문제와 간호계획 수립 및 결과 등의 간호기록에 참여할 권리가 있고, 간호사는 환자의 동의하에 기록을 함으로써 환자 맞춤형 간호계획을 수립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환자참여를 강화하고 있었다[11]. 또한 병실마다 컴퓨터가 있어서 모든 간호기록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므로 간호사는 환자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환자와의 관계는 좋아졌지만, 동료와 함께 환자에 대한 성찰을 할 기회는 줄어든 경험을 하였다[12]. 이와 같이 외국의 선행연구들[9-12]은 보건의료 기반 자원이나 의료정보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다르고, 환자와 협의하여 환자와 함께 기록하는 시스템[11,12]을 이용하므로 우리나라 병동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경험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도입률은 2020년 기준 상급종합병원 100%, 종합병원 96%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13]. 또한 2020년부터 EMR시스템의 국가적 표준과 적합성 검증을 위해 EMR 인증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의료기관의 종별 참여 비율은 큰 차이를 보였다[14]. 이에 EMR시스템의 표준화라는 관점에서 전자간호기록 경험에 대한 일반성을 도출해내기에는 한계점이 있지만 EMR에 대한 국내의 높은 적용률을 고려하여 볼 때 전자간호기록에 대한 간호사들의 경험에 대한 탐색은 결코 간과될 수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병동간호사가 경험하는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경험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이해하여 효율적인 전자간호일지 기록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병동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Hsieh와 Shannon [15]의 전통적 내용분석(conventional content analysis) 방법을 이용하여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 경험을 탐구하고자 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선정
본 연구의 참여자는 D시 소재의 동일한 전자간호기록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2개 상급종합병원의 병동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간호사로, 환자를 담당하고 직접 간호를 수행하며 전자간호일지를 기록하고 있는 자로 하였다. 연구참여자가 속한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자간호일지 기록시스템은 NANDA간호진단, 국제간호실무분류체계(ICNP), 간호현장의 요구 사항을 근거로 추출된 진술문 목록에서 환자에 대한 간호진단(nursing diagnosis)과 사정자료(data), 간호활동(action), 환자반응(response)(DAR)을 각각 선택하여 기록하는 체계이다.
질적연구의 표본크기는 양적연구와는 달리 계산하는 공식은 없으나[16], 본 연구에서는 대학병원 간호사의 간호기록에 대한 질적연구를 참고하여[17] 14명 이상의 연구참여자 선정을 고려하였으며 면담내용을 분석한 후 더 이상 새로운 주제가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가 될 때까지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첫번째 연구참여자는 연구자가 이전에 근무했던 병동의 간호사 중 간호일지 기록 경험이 있는 5년차 간호사에게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연구참여를 요청하여 면담을 하였고, 그 후에는 면담을 한 간호사가 다른 면담자를 소개하는 눈덩이 표집법을 활용하여 연구참여자 9명을 소개받았다. 10명의 참여자 중 다수가 2년 이상 근무 경력의 내과계 병동의 간호사로 구성되어 있어서 근무경력 1년 이상 2년 미만의 간호사 또는 외과계 병동 근무자를 연구참여자로 모집하는 목적적 표집을 하였고, 5명이 추가적으로 선정되었으며, 최종적으로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총 15명이었다.
3.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대상 2곳의 병원에서 각각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IRB No. KNUH 2022-08-026, KNUCH 2022-09-029-001). 자발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연구참여자에게는 연구의 목적과 방법, 연구참여자의 권리에 대해 설명하였고, 원하면 언제든지 참여를 철회할 수 있으며 어떠한 불이익도 당하지 않음을 명확히 설명한 후 서면동의서를 받았다. 심층면담 시 면담 내용에 대한 녹음은 연구참여자에게 허락을 받은 후 녹음을 하였다. 연구과정에서 얻어진 모든 개인정보는 코드화하였고, 연구와 관련된 자료들은 암호가 설정된 연구자의 개인컴퓨터에 저장하였으며, 연구 종료 후 3년간 보관하였다가 폐기할 것이다.
4.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의 연구자 2인은 박사과정에서 질적연구방법론을 수강하였고, 질적연구 이론 학습 및 면담과 분석을 해봄으로써 실제에 관한 기초를 다졌으며 질적연구 관련 세미나 참석 및 문헌을 다수 고찰하여 질적연구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또 다른 연구자 1인은 다수의 질적연구를 수행하여 학회지에 게재한 경험이 있고, 대학에서 질적연구방법론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질적연구 수행시 연구현상과 참여자의 체험 사이에서 연구자의 관점이나 선입견이 연구 현상을 왜곡하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참여자와 면담을 하기 전에 연구자의 관점이나 선입견을 기록하여 중립적 자세를 취하고자 하였다. 연구자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관점은 다음과 같다. 전자간호일지 기록은 간호과정에 의한 논리적인 사고와 환자에게 제공된 간호행위의 추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안전과 관련하여 기록해야 하는 내용이 너무 많고, 환자마다 기록 내용이 같은 경우가 많아서 환자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기록해야 하는 실무 상황에 대해서도 답답함이 있었다. 이러한 연구자의 관점이 참여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판단중지, 개방적 질문, 경청 등을 하여 중립성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자는 수기간호일지와 전자간호일지를 모두 기록한 경험이 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기간호일지 기록을 분석한 석사학위논문을 발표하였으므로 간호일지 기록 행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다양한 준비가 연구자로서의 민감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5. 자료수집
본 연구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개별 심층면담을 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질문은 “병동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경험은 어떠한가?”이었다. 면담에 사용된 하위질문은 ‘간호일지 기록은 어떤 의미입니까?’, ‘간호행위와 간호일지 기록의 관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자간호일지 기록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전자간호일지를 기록하는데 있어서 장애물은 무엇입니까?’, ‘더 나은 전자간호일지 기록을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등이었다. 면담은 개방적이고 반구조화된 질문을 사용하여 참여자의 경험을 충분히 이야기하도록 하였다. 자료수집을 위한 면담 장소는 병원 밖의 조용한 카페 등 참여자가 원하는 장소 및 사생활보호가 가능한 장소에서 시행하였다. 또한 면담 일정은 연구참여자가 업무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근무 전후나 휴일 등 참여자가 원하는 시간으로 하였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취지를 설명하고, 면담 진행방법 및 소요시간, 면담내용의 녹음 및 연구 종료 후 자료처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후 참여자의 동의를 얻은 후에 면담을 시작하였고, 면담 내용을 녹음하였다. 면담 중 얼굴표정, 목소리 등 참여자로부터 관찰한 내용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진술 내용은 현장노트에 메모하였다. 연구참여자별로 진행된 면담 회수는 1∼2회였고, 면담시간은 약 40∼60분이었다. 면담 후 녹음된 자료는 참여자의 언어 그대로 필사하였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하여 연구자가 녹음 자료를 2회 이상 반복하여 들으면서 필사된 자료와 비교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필사된 내용 중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참여자에게 전화, 카카오톡, 문자로 문의하여 내용을 명확하게 하였다. 자료수집과 동시에 연구자들은 독립적으로 자료를 분석한 후에 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일치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속적인 논의를 하였다. 분석이 완료된 후에는 연구자의 이해와 해석에 대한 타당성 확보를 위해 2명의 참여자들로부터 검증을 받았다. 또한 면담이 종료된 후에는 연구참여에 대한 보답으로 모든 참여자에게 소정의 답례품을 지급하였다.
6.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Hsieh와 Shannon [15]이 제시한 질적 내용분석(qualitative content analysis) 방법 중 전통적 내용분석 절차에 따라 MAXQDA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MAXQDA 프로그램은 다른 질적분석 소프트웨어에 비해 사용자 편의성, 코딩과 메모의 자유자재 구사, 한글처리 능력 등에서 강점을 지닌 질적분석 소프트웨어이다[18]. 또한 본 연구에 이용된 전통적 내용분석방법은 현상을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범주의 선입견이나 이론적 관점 없이 연구참여자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기 때문에 참여자 고유의 관점과 실제 자료에 기반한 지식을 도출할 수 있다[15]. 본 연구의 구체적인 분석 절차는 다음과 같다. 연구자들은 필사한 자료 전체를 반복해서 읽고, 전체적인 내용과 느낌을 파악하였다. 다음 단계로 자료를 단어 단위로 읽으면서 주요 생각이나 개념을 포착하여 코드(code)를 도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MAXQDA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모든 참여자의 필사본을 프로그램에 저장한 후 참여자별로 의미있는 진술문에 코드를 부여하였고, 연구자의 생각은 메모 기능을 이용하여 기록하였다. 여러 개의 코드는 트리 구조로 나타나므로 이를 비교하여 중복되는 것은 삭제하였고, 유사한 코드명은 통합 및 수정을 하였으며 코드명을 검색하여 코드에 연결된 진술문이 적절한지 확인하였다. 도출된 코드는 excel 프로그램으로 내보내기를 하여 코드를 재검토하였고, 관련 있는 코드는 묶어서 하위범주(subcategory)를 구성하였으며, 하위범주는 그룹화하여 범주(category)로 조직화하였다.
7. 연구의 엄밀성 확보
본 연구의 엄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Guba와 Lincoln [19]이 제시한 사실적 가치(truth value), 적용성(applicability), 일관성(consistency), 중립성(neutrality)을 적용하였다. 사실적 가치 충족을 위해 연구참여자는 전자간호일지 기록 경험이 있고,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병동간호사를 선정하였다. 또한 연구자는 전자간호일지 기록 경험이 있는 간호사라는 공통점을 공유하며 신뢰를 쌓아 참여자가 최대한 편하게 경험을 진술할 수 있도록 하여 풍부한 자료를 얻고자 하였다. 면담 중에는 참여자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참여자에게 집중하였고, 연구자 자신의 감정표현을 자제하여 참여자에 대한 연구자의 영향을 최소화하였다. 그리고, 참여자의 면담자료가 누락되거나 변경되지 않도록 참여자의 동의하에 면담내용을 녹음하였고, 녹음된 자료는 24시간 이내에 연구자와 연구보조원이 녹음파일을 들으면서 필사하였다. 또한 연구결과를 참여자 2인에게 보여주고 도출된 결과가 참여자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member check)하였으며 참여자들은 연구결과가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반영한다는 것에 동의하였다. 적용성 확보를 위하여 참여자들의 일반적 특성을 제시하였고, 연구결과를 참여자의 언어로 가능한 한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인터뷰 내용의 맥락을 자세히 기술하였다. 일관성 확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Hsieh와 Shannon [15]이 제시한 전통적 접근법에 따라 단계별로 연구를 진행 및 분석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을 기술하였다. 또한 면담자료를 바탕으로 분석과 해석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기 위하여 연구결과를 제시할 때 참여자가 진술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제시하였고, 본 연구를 위한 자료수집과 내용분석 등의 전 과정을 공동연구자인 질적연구 전문가 교수 1인이 검토하였다. 중립성 확보를 위해 면담 시 연구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참여자들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개방형 질문을 하였으며 연구자의 평가적 대답을 삼가하였다. 본 연구자들은 수기간호일지와 전자간호일지 기록의 두 형태를 모두 경험한 연구자 1인과 수기간호기록만 경험한 2인의 연구자로 구성이 되어있다. 연구자들은 참여자의 경험이 왜곡되지 않도록 충분한 논의를 하고, 의미를 해석하며 중립성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참여자는 총 15명으로 평균 연령은 26.7세이었고, 20대 14명, 30대 1명이었다. 성별은 여성이 14명이었고, 남성이 1명이었으며 학력은 모두 학사 소지자였다. 병원 총 근무경력은 평균 3.88년이었고, 병동 근무경력은 평균 3.57년이었다. 전자간호일지 기록을 경험한 병동은 내과계 9명, 외과계 6명이었다.
2. 병동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 경험
병동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경험을 분석한 결과 3개의 범주인 ‘효용적 가치’, ‘효과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의 제한’, ‘효율적인 기능확대를 위한 방안 강구’로 나타났고, 12개의 하위범주와 46개의 코드가 도출되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Table 1).
1) 범주 1: 효용적 가치
범주 1의 하위범주로는 환자간호의 연속성 유지, 책임 증명에 대한 보호 수단, 간호진단에 대한 가이드, 기록 만족감으로 인한 자부심, 편리한 기능에 대한 만족이 포함되어 있다. 간호일지 기록은 교대근무 간호사들에게 환자상태와 수행된 처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전달해주고, 응급상황이나 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 수단이며 간호할 동기와 의욕을 줄 뿐만 아니라 지친 간호사들의 활력소가 되어 주기도 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간호과정에 따라 제시되어 있는 표준진술문을 통해 간호진단 결정 및 간호중재를 안내받을 수 있으며 전산시스템으로 인한 편의성에 만족하고 있었다.
(1) 환자간호의 연속성 유지
참여자는 간호일지 기록을 통해 환자에게 수행한 간호와 수행해야 할 간호를 알 수 있었고, 환자 상태와 처치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었으며 간호의 누락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같은 내용이 반복적으로 기록되더라도 이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환자의 상태를 보여주므로 의미있는 기록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사건, 제공한 간호행위가 통합적으로 기록되므로 환자상태를 파악하는데 용이하였다.
저희가 긴밀하게 일을 하다 보니까 일지를 보면, 앞에 번이 어디까지 했는지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고, 그것을 보고 제가 그 다음에 뭘 해야 되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상태 변화가 있어서 이런 처치를 했고, 이런 지시가 있어서 이런 식으로 했다’는 상관관계를 작성해 주는 환자의 일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다음번이 봤을 때도 ‘이걸 해야 되는데 못했네’ 이런 것도 걸러낼 수 있고, 또 채우기도 하고.(참여자 8)
환자가 잘 있다는 것도 일지를 통해서 볼 수 있어요. 수술했는데 매일 드레싱을 하고 있고, 그 부분이 oozing (스며나옴)이 안 됐다면 이런 환자는 안정되어 있다는 의미라서 반복되더라도 웬만하면 다 기록을 해요.(참여자 15)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말로 인계가 안 된 것은 기록을 통해 볼 수 있으니까 3교대하는 입장에서는 제2의 인수인계인 것 같아요. 만약에 며칠 쉬다 왔는데 며칠간의 인계를 다 듣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잖아요. 그래서 큰 이벤트만 듣고, 작은 이벤트는 간호기록을 보고 파악해요.(참여자 10)
(2) 책임 증명에 대한 보호 수단
간호일지는 참여자들이 간호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참여자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인식하였다. 환자의 갑작스런 상태변화 등의 기록은 근무가 종료된 후에도 남아서 반드시 기록하였고, 최근에는 고가의 비급여 치료 재료 사용에 대한 민원이 발생하면서 사용 이유와 비용 등에 대해 환자 및 보호자에게 설명한 내용을 간호일지에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그리고, 의사처방에 따라 환자에게 교육이나 처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참여자들이 처방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보호자가 환자치료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는 경우에도 간호기록을 통해 참여자는 책임을 다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었다.
CPR 상황이나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액팅은 그때 다 하지만, 간호기록을 제대로 못했다면 남아서라도 하고 갔었어요. 그런데, 모든 사람(간호사)들이 다 그랬던 것 같아요.(참여자 1)
비급여 목록에서 5만원 이상의 치료재료비는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간호처방을 냈다’라고 이런 것도 다 쓰거든요. 보호자들은 진료비 상세 내역서를 다 떼서 보고, 비용적인 부분에 의문이 드니까 물어보시죠. 그러면 간호일지 기록을 보면서 ‘이때 설명을 드렸었고, 그래서 사용을 했다’라고 설명을 드릴 수 있더라구요.(참여자 15)
보호자들이 환자 사망 후에 ‘처치도 제대로 안 해줬고, 잘 안 돌봐줬다’라고 책임 소재를 물을 때가 있어요. 이러한 것에 대해 모두 (기록으로) 남기니까, 간호기록을 보호자분이 떼보고, 더 이상 컴플레인(불평)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의사나 간호사 사이에서도 환자교육이나 구두처방의 경우에 ‘지시한 대로 처치를 제대로 안 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간호기록을 보여주면 더 이상 얘기를 안 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 이후로는 중요하지 않더라도 꼬박꼬박 기록을 해서 남기고 있어요. 이런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참여자 12)
(3) 간호진단에 대한 가이드
참여자들은 간호진단에 따라 제시되어 있는 DAR의 진술문을 보면서 환자 상황에 맞는 간호진단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사정 및 중재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게 되어 실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반복적으로 기록된 간호진단을 보면, 환자의 주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으므로 환자에게 중점적으로 수행해야 할 간호를 계획할 수 있었다.
(간호진단이) 감염 위험성이면, DAR을 넣을 때 액팅에 어떤 걸 해줄 수 있는지 알 수 있고, 구문이 이미 있으니까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참여자 1)
제가 환자한테 이런 간호진단을 내리면 다음 듀티 간호사는 ‘이 환자는 이런 상태구나’라는 것을 바로 볼 수 있잖아요. 이 환자는 원래 ‘감염 위험성’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비효과적 호흡양상’이 생겼다면 ‘갑자기 폐가 안 좋아졌나? 아니면 가래가 많이 있나?’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볼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 환자에 대한 파악이 잘 되면 이 약을 왜 쓰는지도 알고, 저희도 처치할 때 좀 더 신경 써서 볼 수 있잖아요.(참여자 7)
그 환자에게 가장 많이 내려진 간호진단이 있어요. 그러면 그것이 이 환자의 주 컴플레인(호소)이라는 거니까 그걸 보면 ‘이 사람이 이게 문제구나’ 하고 알 수 있어요.(참여자 4)
(4) 기록 만족감으로 인한 자부심
환자와 보호자가 참여자들이 환자에게 제공한 간호처치와 교육, 보호자를 위한 심리적 지지에 대한 간호일지 기록내용을 확인하며 참여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때 참여자들은 보람을 느꼈다. 또한 동료나 후배 간호사에게 간호일지 기록의 본보기가 되어 뿌듯함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간호일지 기록은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여 좋은 결과를 일지에 기록하기 위해서 더욱더 간호를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환자 중에 숨쉬기가 힘들어서 산소를 계속 조절한 분이 계셨었는데, 보호자에게 왜 산소를 사용하는지, 왜 계속 바꾸는지 등을 설명했어요. 그런 후 ‘보호자(OO)에게 설명함’ 이렇게 간호일지에 기록했는데 나중에 보호자가(환자) 퇴원시 기록을 다 떼서 보신 거예요. 그때 자기에게 설명해 준 사람이 저라는 걸 알고, ‘그때 제가 설명을 너무 잘해줘서 감사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일지에 (간호사) 이름이 다 나오잖아요.(참여자 11)
제가 기록을 많이 남겨놓으니까 다른 간호사들도 이전보다는 조금 더 일지에 기록을 많이 남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 자극이 된 것 같고, 엄청 뿌듯하더라고요.(참여자 15)
제가 환자의 chief complaint (주호소)을 알고 일지를 적게 되면, 이것을 해결해 주고 싶어서 환자한테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만약에 환자 상태가 좋아지면, 기분 좋게 결과를 적을 수 있잖아요. ‘아! 내가 이것을 해결했구나’ 이렇게 적을 수 있는 원동력. 이 일지는 오랫동안 남아 있잖아요. ‘이 시간에 내가 이렇게 일을 했구나’라는 기록이 되기도 하고요.(참여자 11)
(5) 편리한 기능에 대한 만족
참여자들은 전자간호일지 기록시스템에 제시된 진술문을 선택(클릭)하여 기록함으로써 긴 영어단어나 단위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되고, 매일 반복되는 간호진단과 중재의 경우 복사하여 기록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하였다. 이는 서술식으로 글자를 입력하는 시간을 줄여주므로 직접 간호의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전자간호일지 화면에 환자의 간호진단이 정리되어 있어서 내용을 다 읽어보지 않더라도 기록된 간호진단만을 보고도 환자의 주요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DAR 형식이 아닌 긴 서술식 문장으로 기록된 내용은 특별하게 발생한 사건이나 환자의 갑작스런 상태변화에 대한 내용임을 알 수 있었다.
낙상 예방 활동을 매 듀티(근무)마다 일일이 작성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이럴 때 똑같은 내용을 복사해서 붙여 넣으면 효율적으로 기록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참여자 2)
(표준진술문을) 클릭, 클릭해서 등록하면 적는 것보다는 훨씬 빠르고, DAR 이것을 매일 손으로 쓴다고 생각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어쨌든 똑같은 간호를 여러 환자에게 할 것이면, 똑같은 내용을 빨리 작성해 놓고, 환자한테 가서 직접적으로 처치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잖아요. 시간 단축이 돼서 되게 좋은 것 같아요.(참여자 6)
(다른 간호사가) 길게 써 놓으면 제가 인계를 받기 전에 환자 상태를 파악할 때 이 내용을 하나하나 다 읽어봐야 되는데 이렇게 큰 카테고리로 환자의 간호진단 목록만 따로 보여주니까, 간호진단이 눈에 잘 보여서 좋은 것 같아요. 가령 이 환자가 열이 나서 ‘고체온’으로 되어 있으면 ‘이 환자는 이전 근무 때 열이 났었구나’ 이렇게 한눈에 들어오잖아요.(참여자 15)
중환들은 체크(DAR 형식으로 클릭해서 기록)로 하면 한계가 있으니까 그럴 때는 상황 차팅을 해요. ‘이 시간에 이랬고, 바이탈이 어떻고, 누구한테 얘기를 했고’ 진단 없이 그냥 다 써요. 보통은 그냥 진단에 ‘통증’, ‘감염’, ‘통증’, ‘감염’ 이렇게 리스트가 되어 있는데, 상황 차팅 칸에 글자만 쫙 있으면 ‘아, 이게 이벤트였구나’ 이렇게 한눈에 들어와요.(참여자 12)
2) 범주 2: 효과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의 제한
범주 2는 기록 의미의 약화, 기록오류에 대한 부담감, 간호과정 적용의 어려움, 장애물로 인해 기록 업무 집중도가 방해됨이 포함되어 있다. 참여자들은 전자간호일지 기록이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기록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여건과 상황들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1) 기록 의미의 약화
병동은 안정적인 상태의 환자들이 대부분이므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간호행위 기록이 많고, 환자 상태와 중재 기록 또한 비슷한 내용이 매번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참여자들은 간호일지 기록이 형식적이고,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참여자들은 환자에게 시행한 처치는 기록하지만, 정서적 중재나 환자 지지 등에 대한 기록은 중요하지 않게 여겨 기록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일반병실이다 보니 큰 변화가 없는 분들도 있잖아요. 아무 이벤트가 없으면 일지 내용이 거의 비슷하게 계속되는데, DAR 형식을 맞춰서 써야 되니 ‘지식 부족’ 이런 걸로 채우려고 하는 것도 있어요. 그럴 때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요.(참여자 6)
보호자나 환자를 격려해 주고, 머리를 좀 올려준다든지, 숨차면 숨 쉬는 것도 교육하고. ‘어떤 상황이고, 담당의에게 연락을 했는데, 지금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이렇게 얘기를 환자나 보호자에게 하지만, 사실 이런 것을 다 작성하지는 않거든요. ‘그때 이런 상태의 변화가 있어서 어떤 처치를 했다’ 정도까지만 깔끔하게 작성하죠. 특히 감정적인 케어를 한 것에 대해서는 적을 것이 정말 없으면 작성하긴 하는데, 거의 잘 작성하지 않아요.(참여자 8)
(2) 기록오류에 대한 부담감
전자간호일지 기록을 할 때 시간 오류 등 잘못 기록하거나 기록이 누락되어 부득이하게 수정을 해야 할 때가 있지만, 전자간호일지 기록시스템에서는 전산적으로 마감이 되면 기록을 수정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에 참여자들은 전자간호일지 기록을 할 때 기록오류 가능성에 대해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에 환자가 퇴원하거나 혹은 컨디션이 안 좋아져서 중환자실로 전실 가게 되면 다 적고 나서도 진짜 내가 이것(간호일지 기록)을 지금 종료해도 될까? 빠뜨리거나 잘못 기록한 것은 없나? 하는 부담감이 있죠. ‘종료’하고 나면 제가 다시 수정을 못하니까요.(참여자 11)
(3) 간호과정 적용의 어려움
전자간호일지 기록시스템에서 간호과정 적용은 간호진단을 내린 후 DAR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현장에서 일을 하는 간호사들은 자신의 듀티 내에 간호진단에 대한 결과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한 듀티 내에 DAR을 모두 도출해 내기에는 시간적인 한계점이 있었다. 또한 환자 증상에 대한 적절한 간호진단을 결정하기가 어렵고, 더 많은 간호진단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간호일지 기록으로 남겨져야 할 중요 사항을 선별함에 있어서 인증평가나 건강보험공단 진료비 청구 등 행정적 기준이 우선시되는 현실과 간호교육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간호일지 기록 내용 간에는 괴리감이 있음을 호소하였다.
사실 모든 행위가 data (사정자료)가 있고 action (간호활동)을 취해서 바로 response (환자반응)가 나고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저희는 지금 한 듀티에 data, action, response를 다 넣어야 되니까 현실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CO2가 찼는데 한 듀티에 response를 넣기 힘들고, 그렇다고 이것을 다른 듀티 간호사에게 넘기더라도 언제 CO2 follow up (추적검사)을 하는지도 알 수 없고.(참여자 2)
신규간호사였을 때 환자가 가렵다고 하면 그것이 c.c.(주호소)인데 진단명을 뭐라고 해야 되지? 가려움증이라는 간호진단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력감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되지? 그 간호진단명을 찾아보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처음 6개월 동안은 환자의 주호소에 대한 간호진단명을 찾는 것이 제일 힘들었어요.(참여자 11)
간호 활동의 영역이 엄청 넓은데, 그것을 반영하는 간호진단이 적으니까 조금 더 많은 간호진단이 있어야 될 것 같아요. 환자가 요청하는 일뿐만 아니라,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필요한 서류를 알아보고 준비하거나 하는 행정적인 일도 하잖아요. 그런 것은 간호일지에 적을 만한 항목이 없어서 적지 않으니까 결국 기록상으로는 안 한 일이 되는 것이 너무 아쉬워요.(참여자 2)
학교 다닐때는 간호일지를 종이에 썼는데 여기(병원)에서는 DAR로 하죠. 그리고, 학교에서 교수님들이 간호일지기록에 대하여 가르쳐주실 때 ‘환자에 대한 파악과…’ 뭐 이런 식으로 알려주시지, ‘입퇴원 할 때 차팅, 수술전후 차팅, 이런 것을 쓰지 않으면 기록 미비로 심사과에서 연락 온다’ 이렇게 가르쳐 주시지는 않잖아요. 현실에서는 후자가 더 필요하니까 괴리감이 좀 있는 것 같아요.(참여자 7)
(4) 장애물로 인해 기록 업무 집중도가 방해됨
참여자들의 간호일지 기록은 간호업무 순위 중 가장 낮은 순위에 해당되므로 다른 업무를 먼저 수행하고 남은 시간에 기록을 하거나 일상적인 내용으로 기록을 빠르게 마무리하였다. 또한 간호일지 기록을 하다가도 추가되는 의사처방이나 즉시 수행해야 하는 행정업무, 환자나 보호자 응대 등을 먼저 해야 하므로 기록의 흐름이 끊어져 기록에 집중할 수 없었다. 개별 환자의 상태와 제공한 간호중재에 따른 상태변화를 꼼꼼히 기록하고 싶지만,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서 형식적으로 기록하게 되어 갈등을 느끼며 이러한 현실을 체념하였다. 뿐만 아니라 한 환자에 대한 기록은 근무 시간 중에도 여러 번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 수가 많거나 환자의 상태변화가 심할수록, 직접 간호행위가 많을수록 기록 업무도 늘어나 힘겨웠다. 환자의 내원 이력이 많거나 장기간 입원한 경우에는 전산시스템의 속도가 느려지고, 가끔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서 참여자들은 시간에 쫓기어 속을 태우기도 하였다.
항상 딜레마인 거예요. 일지를 정확하게 써야 되는데, 일이 너무 바쁘니까 일지가 짐이 될 때가 좀 있어요. 한 번씩 팀이 바뀌는 경우에 풀 인계를 받게 되면 머릿속에 엄청난 정보가 많이 들어오는데, 당장 일은 시작해야 되니까 일지를 자세하게 쓰고 집중해서 쓰고 싶지만, 안 되는 거예요. 앉아 있지 못하고 계속 환자한테 뭔가 해야 되고, 약도 줘야 되고, 검사와 수술도 보내야 되고. 계속 환자들이 뭔가를 요구를 하고 처방이 계속해서 나면 기본적인 차팅을 못해요. 신규 때는 그냥 ‘차팅은 나중에 하자’라는 생각 때문에 다른 일들을 다 하고 나서 한참 지나서 쓰는 거예요. 그러면 퇴근이 늦어지고.(참여자 7)
직접적으로 간호를 해야 되는데, 중간 중간에 간호일지도 써야 되니까 약간 딜레이(업무지연)가 될 때도 있고, 그러면 간호일지가 밀리다가 조금씩 누락될 때도 있는 것 같아요.(참여자 13)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고, 안 좋은 상황이 여러 개 있으면 ‘이 많은 일지를 언제 다 적지?’라는 생각이 들어요.(참여자 9)
환자 재원일수가 오래되면, 그 환자에 대한 진짜 많은 간호진단과 간호과정이 적혀 있잖아요. 그러면 로딩이 오래 걸리거든요. 한 번 클릭할 때 그 환자를 가장 마지막에 눌러야 될 정도로 로딩이 오래 걸려서 전산상의 문제가 너무 크다고 해야 되나. 빨리빨리 루틴일(정규업무)을 하러 가야 되는데, 이 사람 때문에 계속 앉아 있어야 하고, 아이디와 비번만 세 ‧ 네번 치고 앉아 있으면 속이 타죠.(참여자 4)
3) 범주 3: 효율적인 기능 확대를 위한 방안 강구
범주 3에서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구축, 기록시스템 개선에 대한 방법을 모색, 간호기록 향상을 위한 정책 지원이 포함되어 있다. 참여자들은 간호일지 기록이 꼭 필요한 기록이고, 매일 해야 하는 일상 업무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기록업무를 좀 더 효율적이고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를 바랐다.
(1)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구축
참여자들은 신규간호사 때의 간호기록 양식 적응의 어려움을 되새기며 현재에는 신규간호사를 위한 간호기록 교육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응급상황이나 돌발적인 사건 등은 진술문을 선택하지 않고 프리텍스트(free text)로 기록하고 있으므로 텍스트로 기록을 할 때 필요한 구성 및 적절한 용어에 대한 교육을 원하였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간호과정 단계별로 내용을 구분하여 작성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육 및 기록해야 할 내용과 중요성의 기준을 정해줄 것을 희망하였다.
요즘 신규간호사들은 교육간호사로부터 전산실습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리 기록을 해보고 전산 교육을 받고 오니까 저때랑은 확실히 달라요. 빨리 적고, 진단도 빨리 내리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것 없이 프리셉터에게 배워서 바로 기록했어요. 환자도 많고, 바빠서 프리셉터도 저도 힘들었어요. 지금 신규들은 프리셉터와 일하기 전, 한 4주 동안 전산을 보면서 교육을 받고, 환자도 안 보니까 여유롭게 전산실습도 다 해 볼 수 있죠.(참여자 14)
환자 상태가 안 좋아져서 기록은 해야 되는데 무슨 의학용어를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남겨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것에 대해 교육해 주면 좋겠어요.(참여자 15).
장이 안 좋으신 분한테 ‘비효과적 위장관류위험’, ‘위장관운동의 기능 이상’ 두가지 간호진단이 있는데, 이 둘 중에 뭘 선택해야 되나. 아니면 둘 다 넣고 싶으면 data, action, response가 너무 또 비슷하잖아요. 진단을 많이 내리는 것이 좋은 건가, 아니면 한 진단으로 이 환자에 대해서 자세하게 쓰는 것이 좋은 것인가, 어떤 것이 좋은 일지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런 것은 교육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참여자 7)
기록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는데, 그 기준들이 다 다르니까. ‘이것까지 남겨야 하나?’ 이런 것도 있어요. 예를 들면 IV 라인(정맥주사 부위)에 정맥염이 생겨서 이런 경우에는 금방 괜찮아질 것 같아 기록 없이 저희가 처치만 하고 며칠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 정도라도 기록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사람마다 다르니까 기준을 정해주면 좋겠어요.(참여자 12)
(2) 기록시스템 개선에 대한 방법을 모색
참여자들은 중복되는 내용을 여러 곳에 작성하는 것을 일원화하여 간호일지에만 작성하고, flow sheet (환자상태 흐름표)와 간호일지를 서로 연동되게 하여 기록시간과 양을 줄일 수 있는 형식으로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또한 일상적인 간호나 안정상태의 환자 기록은 일률적으로 DAR로 기록하기 보다는 좀 더 간단하게 작성하기를 원하였다. 참여자들은 의사에게 연락하거나 간호행위를 한 후에는 메모장, 카덱스, 간호일지에 같은 내용을 기록하게 되는데, 가끔 간호일지에는 기록을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인계를 위해 카덱스에는 간호행위를 자세하게 반드시 기록을 하기 때문에 카덱스의 내용이 간호일지로 활용되기를 희망하였다. 그리고, 과별로 많이 쓰는 간호진단명과 그에 따른 프로토콜이 있다면 일지를 작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진통제를 주려면 통증 기록을 하잖아요. 그러면 그 기록을 굳이 통증 기록 형태로 하지않고, 간호기록으로 대체를 해도 되잖아요. 이런 중복되는 것들은 조금 정리를 하여 일원화시키면 중복되는 일을 좀 덜 하니까 조금 더(간호일지를) 자세히 쓰지 않을까 싶어요.(참여자 1)
상태가 안정적인 환자는 바이탈(활력징후) 적고 ‘환자상태 안정적임’ 그렇게 간단하게 적고 넘기는게 나을 것 같은데 굳이 DAR로 찾아서 적는게 시간을 잡아먹는 것 같아요. 좀 간단해졌으면 좋겠어요. 의사 기록지를 보니까 환자가 그날 말한 것 한 마디 적고, 그날 할 것 딱 한 개 적던데, 진짜 간단하더라고요. 저희도 그날 한 것 적고, 한 것 없으면 ‘스테이블함’ 이렇게 적고. 산소 올렸으면 ‘산소 올렸음’ 안티(항생제) 바뀌었으면 ‘안티 바뀌었음’ 적고, DAR 없이 그냥 프리 텍스트만 적으면 그게 훨씬 다른 사람 보기에도 간편하고, 효율적일 것 같아요.(참여자 4)
flow sheet (환자상태 흐름표)를 클릭하면, 간호일지로 ‘기록 연동’이 되도록 전산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으면 일이 좀 줄지 않을까 싶어요.(참여자 14)
간호진단명 리스트가 너무 많으니까 과별로 나눠서 있으면 좋겠어요. 신경외과에서 많이 쓰는 것, 소화기에서 많이 쓰는 것. 신경외과에서 간호진단으로 ‘감염 위험성’을 적게 되면 ‘ PTBD 배액’ 같은 단어가 들어간 진술문들은 거의 안 쓰잖아요. 소화기에서 많이 쓰지.(참여자 11)
일을 한 후, 일지에 남겨야 하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카덱스에도 남겨야 되고, 개인업무 메모장에도 적어야하고, 의사한테 연락도 해야 되고, 일지에도 남기고, 똑같은 걸 여기저기에 다 적어야 되니까 한 곳은 빠뜨리게 되요. 그래서 카덱스에는 남기고, 간호일지까지는 못 적는 경우도 있어요.(참여자 12)
’내일 수술하니까 왼쪽 다리에는 20G 잡았고, 오른쪽에는 22G 잡았다’, ‘내가 오늘 어떤 약을 줬고’, ‘ phlebitis (정맥염)가 있음’과 같이 자세한 사항을 카덱스에는 다 적어놔요. 그날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쓰고 계속 수정하면서 오늘은 무슨 약이 추가됐는지, 무슨 약이 DC (중단) 됐는지 등의 간호행위를 거의 다 여기(카덱스)에 기록으로 남기니까 카덱스가 간호일지로 이용되면 좋겠어요.(참여자 13)
(3) 간호기록 향상을 위한 정책 지원
참여자들은 담당 환자 수를 줄여 간호업무의 부담을 줄이면 간호일지 작성을 충실하게 할 수 있고, 이동식 컴퓨터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기록할 수 있어서 기록의 누락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였다. 또한 간호일지 작성에 대한 병원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 및 QI 경연대회와 같은 방법을 기록 향상 방안으로 제안하였다.
코로나가 심할 때 담당 환자 수가 줄어드니까 환자 사정부터 제대로 된 중재를 천천히 한 명씩 쓸 수가 있고, 일지도 잘 쓰려고 하면 누구나 다 꼼꼼하게 잘 쓸 수가 있겠구나 싶더라구요.(참여자 13)
cart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기록을 할 수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기록이 되니까 좀 더 누락이 안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해요. 만약에 CPR (심폐소생술)을 해도 그냥 cart를 끌고 가서 그 자리에서 기록을 하면 되고.(참여자 15)
간호일지를 조금 더 잘 적게 유도하고 싶으면 병원 정책적으로 ‘간호일지를 잘 적어보자’ 그렇게 하든지, 아니면 QI 경연대회 하듯이 그렇게 해보면 되지 않을까요.(참여자 1)
논 의
본 연구는 병동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 경험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자 질적 내용분석방법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3개의 범주인 효용적 가치, 효과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의 제한, 효율적인 기능 확대를 위한 방안 강구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첫 번째 범주는 ‘효용적 가치’였다. 간호사는 교대근무를 하면서 24시간 환자 옆에서 환자를 관찰하고 처치를 수행하는 의료인이다. 그러므로 환자 간호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와 수행한 처치 및 각종 사건들을 알고 있어야 하고, 이 내용들은 연속적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즉, 간호일지는 환자의 상태와 제공된 간호 및 간호과정에 의해 수집된 환자 정보와 전문적 간호가 기록된 것으로[20] 환자 간호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간호일지를 ‘간호사가 쓰는 환자의 일기’ 또는 ‘병원 생활 일기’로 표현하였다. 또한 심정지상태 등 예기치 못한 환자 상태나 사건에 대한 기록은 참여자들이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내용이었다. 간호기록은 의료과실 소송에 있어서 간호사 본인의 역할 수행여부에 대한 증거가 되고, 간호사가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21] 본 연구참여자들이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간호일지 기록은 기록해야 할 간호진단과 중재가 많아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만, 당시 상황과 간호사의 적절한 대처를 알 수 있고, 간호사를 보호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실제로 간호사들은 직 ‧ 간접적으로 의료소송에 연루되어 어려움을 겪기도 하므로[21], 간호사들이 법적 측면에서 중요한 기록 요소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간호기록 작성을 위한 지식과 의료법 관련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1,21]. 본 연구결과 참여자들은 간호일지 기록 전산시스템 내에 구조화된 간호과정 진술문이 제시되어 있어서 간호과정에 따라 기록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었다. 따라서 간호단위 특성에 따라 자주 사용하는 환자 상태, 중재 등의 진술문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할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임상 상황과 증상에 대한 간호진단을 결정하기 위해 각 간호진단에 속해 있는 표준진술문을 훑어보고 결정하였다. 간호과정 임상추론 프로그램은 환자의 증상을 입력하면 이와 관련된 간호진단과 중재를 제시해 주고 간호과정을 적절하게 적용하여 간호기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5]. 이를 잘 활용한다면 간호사의 간호진단 결정을 도와주어 간호기록과 간호업무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결과 참여자들은 환자나 보호자가 간호일지에 기록된 간호수행 내용을 보고, 간호사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때 더없는 보람을 느꼈고, 자신의 충실한 간호일지 기록이 다른 동료간호사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어 뿌듯함을 경험하였다. 간호사의 긍정적인 심리상태와 대인관계에서 경험하게 되는 사회적 지지는 간호업무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22] 간호일지 기록을 충실하게 한 경우에는 모범사례로 제시하고 보상을 해 줄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간호일지 기록시 진술문을 선택하거나 동일한 내용을 복사하여 기록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하였고, 기록 화면에 간호진단이 정리되어 있어서 환자의 주된 문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종합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의 사용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표준화 및 정보활용 만족도와 기능 및 성능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결과와 유사하였다[23]. 이러한 만족도는 간호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정서적 소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므로[23] 전자간호기록 시스템의 개편이나 서식 변경 시에는 간호사의 이용 편리성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두 번째 범주는 ‘효과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의 제한’이었다. 병동에는 안정된 상태의 환자가 많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일상적인 간호행위와 반복되는 환자 상태 및 중재 기록으로 인해 간호일지 기록이 형식적이고 무의미하다고 하였다. 현재 의료기관 인증제도 강화로 인해 인증 항목 관련 기록의 필요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간호사의 기록업무는 더욱더 증가[5]했을 뿐만 아니라 정보시스템 관련 스트레스로 인해 간호사의 심리적 고통과 스트레스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23]. 따라서 간호사들이 바쁜 업무 속에서도 기록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기록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질병을 가진 환자 상태는 시시각각 변하며 처치나 시술 후에도 상태가 달라질 수 있고, 입원한 동안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전에는 특이 사항만 기록하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전자건강기록이 도입되면서 기록이 안 된 것은 하지 않은 것으로 의미가 전환 되어서 모든 환자 데이터와 치료행위는 기록되어야 한다[5]. 본 연구결과 참여자들은 간호일지에 환자 상태를 기록하지만, 정서적인 간호나 교육, 환자 문제해결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충실한 기록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미국 종양 전문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도 비슷하였다[24]. 종양 전문간호사를 대상으로 ‘ SmartPhrases reminder cards’를 이용하여 종양 간호기록에 대해 교육하고 SmartPhrases (자동완성 구문)를 적용한 후에 정서적 중재와 생애말기 간호에 대한 기록이 증가하였다[24]. 따라서 간호사의 기록이 누락되지 않도록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기록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효과를 측정해 보는 연구도 필요하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특히 입사 후 6개월 동안 간호과정에 익숙하지 않아서 간호일지 작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임상경력이 1년 미만인 신규간호사는 1년 이상의 경력간호사보다 근무시간 외에 간호기록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을 뿐만 아니라[20], 실무에서의 어려움은 이직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으므로[25] 신규간호사를 위한 전자간호일지 기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세 번째 범주는 ‘효율적인 기능 확대를 위한 방안 강구’이었다. 참여자들은 특히 신규간호사 시기에 간호기록 양식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간호기록에 대한 교육과 응급상황에 대한 텍스트 기록 시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용어에 대한 교육을 희망하였다. 이를 위해 학부 교육과정에서부터 현재 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간호과정을 적용한 전자간호일지 기록을 교육하고 훈련한다면, 간호사로 일을 할 때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규간호사 교육 시 다양한 임상상황에서의 전자간호일지 기록 방법과 내용을 포함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간호 시뮬레이션 교육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전자간호일지 기록시스템 내의 상황별 표준진술문을 사용한 간호과정 기록과 텍스트기록(free text)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현재 몇몇 병원에서는 신규간호사의 현실충격을 줄이고 실무적응을 돕기 위하여 ‘교육전담간호사 시범사업’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신규간호사 사직률과 환자안전사건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26,27]. 따라서 신규간호사에게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단기 교육뿐만 아니라 상황별 맞춤교육과 멘토링을 지속으로 제공한다면 간호기록으로 인한 어려움은 감소할 것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반복되는 기록을 간호과정으로 작성하기보다는 기록시간과 양을 줄일 수 있는 형식으로 기록이 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따라서 틀로 찍어낸 듯한 정형화된 진술문으로 구성된 간호과정 방식보다는 안정적이면서도 그 환자만의 개별적인 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자연어(text) 방식의 내용 및 기록 방법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참여자들은 의료기관 인증과 관련된 서식과 간호일지 기록 내용이 중복되므로 기록이 일원화되어 기록 업무의 효율성이 증대되기를 희망하였다. 현재 정맥주사 부위 관찰과 위생간호 등의 기본간호 수행여부, 환자안전과 관련된 욕창 및 낙상에 대한 평가와 중재는 매일 또는 매 듀티마다 체크리스트와 간호일지에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간호행위는 체크리스트화하고, 환자상태 변화와 처치 등의 특별한 내용은 간호일지에 기록하도록 하는 등의 기록 내용에 대한 원칙을 수립한다면 중복기록과 기록시간을 줄이고, 기록 업무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담당 환자 수가 감소한다면 간호업무 부담 감소로 인해 간호일지를 보다 충실하게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유럽의 슬로베니아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간호사들이 간호기록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근무시간 내에 기록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환자 간호에 대한 정확하고 간결하며 의미 있는 기록을 항상 하지는 못하였다[28]. 간호기록의 양과 환자 중증도 간의 관련성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기록된 간호진단과 간호중재의 수가 많을수록 간호업무 강도가 높았고[8], 중증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환자 한 명당 기록되는 간호기록 건수나 진술문의 양은 많은 것으로 나타나[7,29] 간호기록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업무 강도와 환자 중증도를 고려한 적절한 인력배치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결 론
본 연구는 전통적 내용분석방법을 이용하여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 경험을 탐구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효용적 가치’, ‘효과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의 제한’, ‘효율적인 기능 확대를 위한 방안 강구’의 3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즉, 효용적 가치는 환자간호의 연속성 유지, 책임 증명에 대한 보호 수단, 간호진단에 대한 가이드, 기록 만족감으로 인한 자부심, 편리한 기능에 대한 만족을 포함하고 있었다. 효과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의 제한은 기록 의미의 약화, 기록오류에 대한 부담감, 간호과정 적용의 어려움, 장애물로 인해 기록 업무 집중도가 방해됨을 내포하고 있고, 효율적인 기능 확대를 위한 방안 강구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구축, 기록시스템 개선에 대한 방법을 모색, 간호기록 향상을 위한 정책 지원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를 통해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병동간호사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구하여 병동간호사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전자간호일지를 효율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것이 본 연구의 의의이다.
본 연구는 일개 광역시 소재의 상급종합병원 2곳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간호사의 경험을 연구하였으므로 전자간호기록 시스템이 다르거나 전산장비 시스템이 다른 병원의 간호사의 기록경험과 다를 수 있다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지역을 확대하거나 본 연구에서 사용한 전자간호일지 기록시스템과는 다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의 전자간호일지 기록에 대한 경험을 비교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병동 특성을 반영한 간호과정과 간호일지 기록 작성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그 효과를 확인해 보는 연구도 필요하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AUTHORSHIP
Study conception and design acquisition - Hwang H, Kim G-H and Song Y; Data collection - Hwang H; Data analysis & Interpre-tation - Hwang H, Kim G-H and Song Y; Drafting & Revision of the manuscript - Hwang H, Kim G-H and Song Y.
DATA AVAILABILITY
The data that support the findings of this study are available from the corresponding author upon reasonable requ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