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여성 환자의 수술경험
Abstract
Purpose
In order to implement effective nursing interventions in operative procedures, it is necessary to understand the patients' care requirements. The aim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operating room experiences of patients with breast cancer.
Methods
The study was conducted from November 15, to December 28, 2018. Participants were recruited through an objective sampling method and included eight women who had undergone breast cancer surgery within the last 10 years.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the participants until no new data were obtained. Qualitative data were analyzed using the 6-stage phenomenological analysis method of Colaizzi.
Results
Three categories were identified across 18 themes and 8 theme clusters. For the category “before entering the operating room”, participants experienced crossing the threshold of death, mixed feelings of regret and resentment, and discomfort due to the gaze of unfamiliar people. With regard to “when entering the operating room”, participants experienced uneasiness owing to the cold environment and the medical procedures. However, they felt comforted with the attentiveness of the medical staff. Finally, regarding the category “after leaving the operating room”, participants experienced a sense of relief that the cancer cells were removed but expressed distress concerning the obstacles in follow-up care.
Conclusion
The results indicate the necessity of understanding the experiences of breast cancer patients undergoing surgery and developing effective nursing interventions for these patients.
주요어: 수술실, 유방암, 질적연구
Key words: Operative procedure, Operating rooms, Breast cancer, Qualitative research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스트레스 사건들이 심리적 평형상태를 붕괴시키는 위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데[ 1], 여러 상황위기 중에서도 암 진단을 받거나 평소에 출입할 수 없는 수술실에 들어가는 경험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상황일 것이다. 현재 한국인의 사망 원인으로 암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유방암은 대표적인 여성암으로서 전체 암 발생 빈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2, 3]. 그러나 정부에서 주관하는 암 검진 사업으로 인해 유방암 조기검진과 선별검사가 활성화되면서 유방암 조기발견 빈도가 증가했으며, 다양한 치료법 개발과 적극적인 치료로 인해 유방암은 91% 정도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3].
유방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가 가장 대표적이다[ 4]. 특히, 외과적 절제술을 통한 수술은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신체외부의 절제를 통해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환자들이 일차적으로 선택하는 치료법이다[ 5]. 그로 인해 많은 유방암 여성 환자들이 ‘수술’이라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며, 수술을 앞둔 환자는 수술실에 들어가는 다양한 상황에서 불안, 우울, 두려움, 공포, 사회적 고립 등과 같은 정서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6- 8].
유방암 수술은 신체 일부분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다른 외과적 절제술과 유사하지만, 여성의 상징성과 신체상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수술 부위에 대한 불편감과 수치심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8, 9]. 또한, 유방암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경험하는 심리사회적 요인에는 성정체성으로 인한 아픔과 수치심, 부부관계 위축, 사회의 이중적인 시각, 신체적 고통과 심리적장애 사이의 갈등, 전이에 대한 불안, 치료와 관련한 경제적 고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10]. 이와 같이 유방암 여성 환자는 암 수술과정에 따른 일반적인 어려움 이외에 외적으로 보이는‘유방’을 상실하는 것과 관련하여 다른 신체 부위를 수술하는 환자와는 경험하는 바가 다를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수술절차에 있어서 유방암 여성 환자에게 적합하고 효과적인 간호중재를 개발하기 위해서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심리사회적 그리고 영적인 부분까지 포함하여 그들의 수술경험에 대한 깊이 있고 총체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까지 유방암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유방암 여성 환자가 치료과정에서 경험하는 체험의 의미와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질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방암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질적연구방법론을 적용한 연구에는 질병 체험[ 9, 11], 전절제술 경험[ 10], 성생활 경험[ 12], 재건술 의사결정 경험[ 13], 장기 생존자의 삶[ 14], 자조집단활동 경험[ 15] 등이 있었다. 이러한 질적연구들은 대체로 유방암이라는 암 진단과 함께 진행되는 치료 및 회복 경험에 관한 연구들로 수술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관한 경험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유방암 여성 환자의 질병에 대한 체험을 분석한 연구에서 수술 상황에 관한 언급이 있기는 하지만[ 16, 17], 수술실에 출입하기 전후 경험에 대한 심층적 이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렇듯 기존의 선행연구에서 유방암 여성 환자가 수술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겪게 되는 생생한 경험을 그대로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들의 수술경험에 관한 본질을 탐구하여 현상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수술실이라는 간호현장에서 효과적인 간호중재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유방암 수술을 경험하는 여성 환자의 입장에서 수술간호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하여 현상학적 연구는 연구참여자들의 생생한 체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연구자의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을 풍부하게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8]. 그리고 현상학적 연구 중에서 Colaizzi의 방법은 적절한 자료의 출처와 자료수집방법을 일치시키는 것을 강조하고, 연구참여자가 기술한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한 개인이 체험한 개별적인 속성보다는 공통적인 속성 즉,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현상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사용한다[ 19, 20]. 따라서 유방암 여성 환자가 수술실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겪게 되는 신체적, 심리적 변화와 경험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은 수술간호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으며, 수술 환자에게 효과적인 간호중재를 제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유방암 여성 환자의 시각에서 수술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탐색하기 위함이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연구참여자와의 심층 면담을 통하여 유방암 여성환자가 수술실에서 경험하는 세계를 주관적이고 총체적으로 통찰하여 해석하는데 의미를 두고, 수술경험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현상학적 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및 연구자 준비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여성 환자를 연구대상자로 결정하였고, 연구자들은 참여자 선정을 위해 목적적인 표본표출을 수행하였다. 참여자 모집을 위하여 유방암 환우 카페를 운영하는 카페지기들에게 연락하여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였고, 이를 허락한 2곳의 유방암 환우카페 공지글에 참여자 모집공고를 게시하였다. 대상자 선정기준은 최근 7년 이하에 수술경험이 있는 자,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자, 질문을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을 구술할 수 있는 자로 하였다. 참여자 선정에 있어서 수술 횟수, 수술을 받은 시기 등 생생한 수술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구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대표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고, 시간 경과로 인해 기억의 망각 및 오류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수술 후 경과가 7년 이하인 경우로 제한하였다. 참여자는 연구자로부터 연구목적과 절차에 관한 설명을 듣고 연구에 참여하기로 자발적인 동의에 수락한 유방암 여성 환자는 총 8명이었다.
연구참여자는 평균 연령이 53.0세였고, 8명 모두 기혼이었으며, 종교는 기독교가 3명, 종교 없음이 5명이었다. 유방암 병기는 1기 2명, 2기 3명, 3기 3명이었고, 수술 종류는 전절제가 3명, 부분절제는 5명이었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후 경과 시기는 각각 2년 1명, 4년 4명, 5년 1명, 6년 1명, 7년 2명으로 최소 2년에서 최대 7년이었다.
질적연구의 연구도구는 연구자 자신이므로, 신뢰성 확보 및 질적연구에 대한 훈련을 위해 연구자들은 대학원에서 질적연구 교과목을 이수하였고, 질적연구의 결과물을 논문으로 출판한 경험이 있다. 또한, 연구자 1인은 수술실에서 11년간 근무를 하면서 수술간호 경험을 통해 유방암 여성 환자들이 겪는 상황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수술 대상자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실질적인 경험을 축적하였다. 단, 연구자의 수술실 근무 경험이 대상자와의 면담과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연구자의 견해나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였다. 연구의 진행 과정 동안 연구자들 간의 반복적인 토론과 합의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도출해 냄으로써 면담한 내용의 중립성을 확보하였다.
3. 연구진행 및 자료수집
자료수집기간은 2018년 11월 15일부터 12월 28일까지이고, 자료수집방법은 현상학적 방법에 기초한 심층 면담을 수행하기 위해 참여자와 일대일로 면담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을 위한 장소는 참여자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수 있는 연구실이나 휴게 공간을 이용하여 가능한 조용한 곳을 선정하였고, 참여자가 선호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면담이 이루어졌다. 또한, 참여자의 사전동의를 받은 후 모든 면담내용을 녹취하였고, 연구 분석의 정확성을 위해 참여자의 주요 사항을 현장 노트에 기록하였다. 이후 분석을 위해 녹음한 내용을 그대로 필사하였다.
자료는 반구조적이고 개방적인 질문형태를 사용하였고, 참여자들의 견해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연구 질문은 도입질문, 전환 질문, 주요 질문, 마무리 질문으로 구성하였고, 도입질문으로 일상적인 안부 질문으로 시작한 후, “유방암 수술날짜가 잡혔을 때 어떤 마음이셨습니까?”의 전환 질문을 통해 어색하지 않게 연구문제로 접근하였다. 주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유방암 수술을 하셨는데, 전반적으로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2) “수술과정을 진행하면서 피하고 싶었거나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나요?, (3) “수술과정을 진행하면서 좋았던 경험이 있었나요?, (4) “수술과정에서의 환경은 어떠하였습니까? 예상한 환경과 예상하지 못한 환경이 있었나요?”, (5) “수술을 마친 후 경험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더 말씀하고 싶으신 것이 있습니까?”의 마무리 질문을 통해 면담을 끝맺었다.
연구참여자가 연구자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시간을 할애하였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였다. 또한, 참여자의 진술에서 의미가 모호한 부분은 다시 질문하여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면담을 시작하기 전 참여자에게 본 연구에서 말하고자 하는 유방암 수술은 수술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술에 한정함을 밝혔다. 면담 횟수는 1인당 2~3회였고, 평균 면담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이었다. 1차 면담을 마친 후 녹음한 내용을 필사하여 녹취록을 분석하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내용의 의미를 재확인하였다. 2차 면담 시에는 1차 면담을 통해 필사한 내용을 참여자에게 확인하도록 하였고,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보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참여자와 필요에 따라 3회까지 면담을 수행하였고, 참여자들이 진술한 내용에서 공통적인 의미가 발견되거나 의미를 설명하는 진술들이 충분히 확보될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4. 자료분석
현상학적 연구는 살아있는 인간 체험의 의미를 밝히고자 하는 귀납적 연구방법이다. 현상학적 연구는 인간이 경험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즉 ‘스스로 드러내는 데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연구자의 선입견이나 이론적 개념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경험의 본질을 분석하여 기술하는 것이다[ 20].
본 연구는 수술경험에 관하여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진술하는 경험적 속성을 도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자 Colaizzi[ 19]가 제시한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먼저 참여자로부터 수집한 경험의 내용을 반복해서 읽으며 전체적인 의미를 추출하였다. 이후 참여자의 경험의 본질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문장이나 구를 중심으로 주요 진술(significant statement)을 추출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참여자가 진술한 언어로부터 개념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분석하면서 좀 더 일반적인 형태로 전환하는 재진술(general restatement) 단계를 거쳤다. 참여자의 이야기한 내용에서 의미있는 진술과 재진술로부터 구성된 의미(formulated meaning)를 도출하였고, 이렇게 도출된 의미를 주제(themes), 주제군(theme clusters), 범주(categories)로 조직하였다. 이 단계에서 범주의 내용이 참여자들이 처음 진술한 내용의 맥락을 유지하고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범주와 자료를 대조하면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분석한 자료를 주제에 맞추어 참여자들의 경험을 총체적으로 기술함으로써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의 공통적인 요소를 통합하여 서술하였다.
5. 연구의 엄격성 확보
본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해 Guba와 Lincoln [ 21]이 제시한 네 가지 기준에 따라 신빙성(credibility), 전이성(transferability), 신뢰성(dependability), 확증성(confirmability)을 유지하였다. 연구의 신빙성 확보를 위해 유방암 수술경험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면담을 수행한 즉시 당일에 면담내용을 기록하되 단순한 면담내용뿐만 아니라 면담 시 관찰된 참여자의 모습과 반응을 기록함으로 현장의 역동적인 모습을 녹취록에 보존하였다. 또한, 연구자의 고정관념을 괄호처리(bracketing) 하면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의 전이성 확보를 위해 목적적 표출법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하였고, 새로운 내용이 진술되지 않는 포화상태가 될 때까지 자료수집과 분석이 동시에 수행되었다. 참여자들과 함께 면담내용 및 자료분석의 결과를 공유하여 재확인하였고, 연구자들간의 논의와 합의 과정을 수행하였다. 연구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연구의 시작에서 종료까지의 과정과 절차를 자세히 기록해두었으며, 구성된 주제와 주제 모음, 범주의 형성 과정을 표를 통해 제시하고 원자료를 인용문으로 삽입하여 분석의 근거를 제공하였다. 연구의 확증성 확보를 위해 자료수집 과정에서 참여자의 경험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연구자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최소화하여 중립을 유지하고자 노력했으며, 자료분석 과정에서 질적연구의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 2인의 자문을 받았다.
6. 윤리적 고려
자료수집에 앞서 연구자가 근무하고 있는 삼육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얻었다(승인번호: 2-7001793-AB-N-012 018106HR). 자료수집을 수행하기 전에 면담을 수행할 연구자는 참여자를 직접 대면하여 연구의 목적과 방법, 참여자의 권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다. 또한, 면담을 통해 수집한 자료는 익명성을 보장하고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을 안내하였고, 연구참여 도중 언제라도 철회를 요구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연구참여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자발적으로 연구참여에 동의한 경우에는 서면동의서에 참여자의 서명을 받았다. 심층 면담을 수행할 때 모든 대화의 내용을 녹음하였으며, 녹취된 자료는 참여자의 인적 사항이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기호화하여 저장함으로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였다. 서면동의서와 개인정보는 연구책임자가 잠금장치가 되어있는 장소에 보관하였고, 연구종료 후 3년이 지나면 분쇄 폐기 및 파일 삭제를 통해 처리할 것이다. 모든 참여자에게는 면담 시마다 소정의 사례금과 식사 또는 다과를 제공하였다.
연구결과
본 연구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후 수술경험에 관한 참여자들의 공통적인 경험적 속성을 도출한 결과, 18개의 주제와 8개 주제군으로 의미가 분석되었고, 주제와 주제군의 의미를 중심으로 3개의 범주를 도출하였다. 참여자들이 체험한 수술경험의 의미는 수술실을 들어가기 전, 맞닥뜨린 수술실, 수술실을 나온 후로 하여 시간의 경과에 따라 범주화되었다( Table 1).
범주 1.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범주 1은 수술실을 들어가기 전 유방암 여성 환자들이 체험한 것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붙잡은 희망’과 ‘미안함과 원망스러움의 만감 교차’, ‘낯선 시선들로 인한 불편감’의 의미 있는 주제군으로 묶여졌다. ‘죽음의 문턱에서 붙잡은 희망’의 주제군은 수술할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느낌, 살기를 바라는 간절함의 주제가 모여서 구성되었다. ‘미안함과 원망스러움의 만감교차’의 주제군은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함, 내 몸을 소중히 다루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함, 가족에게 미안함, 가족에게 분노함의 주제가 모여서 구성되었다. ‘낯선 시선들로 인한 불편감’의 주제군은 부담스런 시선과 구경거리가 된 것에 대해 창피함의 주제가 모여서 구성되었다.
1) 죽음의 문턱에서 붙잡은 희망
참여자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희망의 감정을 가질 수 있었고,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그들에게 유방의 전절제냐 부분절제냐의 수술방법보다는 죽느냐 사느냐 곧 생사가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이 잘 되어 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함께 삶의 일부인 집안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술을 해야 된다고 할 때 많이 기뻤어요. 수술을 해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에요. 수술을 못하는 경우들도 있잖아요.(참여자 A)
처음 의사선생님이 전절제, 부분절제 이런 거 설명하실때는 별생각이 없었어요. 지금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에 가슴 하나 없는 것 그것이 뭐가 중요하랴 이런 생각이 있어서요.(참여자 E)
수술 전에 집안 정리를 좀 했어요. 죽음의 문턱에서 붙잡은 희망에 대한 정리라고 해야 할까요? 음... 수술이 잘 되겠지만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해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면 어떡하지? 하면서 정리했지요.(참여자 H)
2) 미안함과 원망스러움의 만감 교차
만감의 교차에서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복합적으로 교차하였다. 긍정적 감정으로는 참여자들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서 스스로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자기 위로와 함께 가족들에게 느끼는 미안함을 표현하였다. 한편, 부정적 감정으로는 내 몸을 소중히 다루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 가족을 향한 분노를 표현하였다. 이 외에도 암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움, 마음이 피폐해져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등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였다.
저는 수술한다고 했을 때 정신이 없었고요. 나를 쓰다듬으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그런 말을 많이 했어요. 내가 내 몸을 못 챙기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살아온 결과에 대해서 ‘고생했고, 미안하다’ 이렇게 말한 것 같아요.(참여자 H)
수술방을 들어가면서 남편과 가족들이 ‘잘 하고 와’ 이렇게 말할 때 남편한테 너무 미안하고 남편이 나를 선택한 것에 후회가 들까봐 걱정되었고, ‘저 사람 인생에 누를 끼치지 말아야 되는데’ 하면서 잘 견뎌내야지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참여자 F)
근데 내가 워낙 업무가 너무 바쁘고 그러니까 못 갔어요. 나는 워낙에 에너자이저고 튼튼하고 해서 뭐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어요. <중략> 몇 달을 미루고... 한참이 지났어요. 그제서야 ‘아, 심각한 거구나...’ 다 소용없는데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내가 그렇게 원망스럽더라고요.(참여자 D)
시어머니가 암 진단금 받는 거 시아주버니 커피숍 내는데 도와주라고… 그런데 시아주버니와 시어머니한테 화도 나지만 거기 앉아있는 남편한테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어요.(참여자 C)
3) 낯선 시선들로 인한 불편감
낯선 시선들로 인한 불편감은 수술실로 향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시선과 이러한 시선을 함께 받아야 하는 가족에 대한 참여자들의 미안한 마음으로 나타났다. 충분히 걸어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절차상 참여자들은 이동 침대에 누워서 수술실로 이동해야 했으며, 주변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고 원숭이를 보듯 하는 불편한 시선을 체험하면서 마치 구경거리가 된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고 창피했다고 표현하였다.
수술을 할 때 제일 기분이 안 좋았던 게, 인제 그 복도가... 지나가면서 다 쳐다보고 그러는데, 그거를 휠체어가 아니라 침대에 누워서... 이렇게 쭉 사람들 오고 가고 하는 사이에서 남들 쳐다보게 갔던 게 그게 굉장히 길었어요. 환자복 입혀가지고 마치 무슨 중증 환자처럼 가는 게 굉장히 자존심 상하고... 가족들도 굉장히 처참한 거지. 마치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그렇게 느낌을 주게 해요. 시선이 너무 쫙 느껴지면서...(참여자 B)
저는 수술장까지 누워서 갔어요. 내가 맨정신으로 얼마든지 걸어갈 수 있는데 누워서 가야 하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민망해요... 멀쩡한 젊은 여자가 침대에 누워 가면 사람들이 ‘저 여자 어디가 아파서 그럴까?’ 그럴 것 같고요. 쳐다보는데 이렇게 원숭이가 된 기분이에요.(참여자 G)
시끌벅쩍한 통로를 지나가는 그때는 그렇게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애 아빠, 애들은 내 손을 붙잡고 같이 끌려가듯이 가는데 너무 창피하고...(참여자 E)
수술날짜를 잡고 이제 수술을 하러 환자 운반차를 타고 수술실로 갈 때 한참 동안 복도를 지나서 갔어요. 도로를 지나서 가는 것 같아서 싫었고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이 너무나 싫었고 보호자인 남편에게도 미안한 생각이 들더라구요.(참여자 D)
범주 2. 맞닥뜨린 수술실
범주 2는 맞닥뜨린 수술실로 유방암 여성 환자들이 수술실에 들어간 시점에 체험한 것으로, ‘불안이 엄습해 오는 환경’과 ‘신뢰가 생김’, ‘감내해야 하는 의료절차’의 의미 있는 주제군으로 묶여졌다. ‘불안이 엄습해 오는 환경’의 주제군은 춥고 떨렸던 수술실, 잡담하는 의료진과 신음 소리의 소음이 공존하는 수술실의 주제가 모여서 구성되었다. ‘신뢰가 생김’이 주제군은 잔잔한 음악과 편안한 색감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수술실, 이불을 덮어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의료진의 배려로 따뜻함의 주제가 모여서 구성되었다. ‘감내해야 하는 의료절차’의 주제군은 번거로운 환자확인 절차, 물건 취급을 당함, 억제대와 소변줄의 당혹스러운 의료행위의 주제가 모여서 구성되었다.
1) 불안이 엄습해 오는 환경
수술실은 불안이 엄습해 오는 환경으로 너무 춥고 떨렸으며 소음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참여자들은 수술실에 들어가는 순간 너무 추워서 온몸이 덜덜 떨렸던 경험을 기억하고 있었다. 더불어 여러 가지 의료기구의 달그락거리는 소리, 카세트 끼우는 소리, 다른 환자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올 때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고 하였다. 특히, 생사를 오가는 와중에서 참여자들의 귀에 들려온 의료진들의 일상적인 대화와 잡담의 소리는 참여자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표현하였다.
수술은 생각도 하기 싫어요. 수술방에 들어갈 때부터 얼마나 추웠는지 이빨이 서로 마주치면서 드드드 소리가 날 정도로 추웠어요. 너무 춥다고 말했더니 수술장은 세균이 자라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추운거라고 하더라고요.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추웠습니다.(참여자 G)
부들부들 떨었어요. 수술실은 너무나 추었어요. 추우니까 더 소변이 마려웠구요.(참여자 C)
정신이 없었어요. 뭔가 굉장히 소란스럽고... 여기저기 덜그럭거리는 소리도 나고... 자기네들끼리도 계속 얘기하고... 뭘 붙이고 하는데...(참여자 F)
환자들의 소리가 많이 들렸어요. ‘괜찮아요?’, ‘끝났어요.’ 이런 거나. 음악이 끝나서 카세트를 다시 끼우는 소리도 들렸고... 다른 환자의 신음소리가 들릴 때는 별로 느낌이 안 좋았어요.(참여자 G)
수술실 안에 들어가서 약간 마취하기 전에 마취해도 좀 깨어 있잖아요. 간호사들 잡담하는거... 나는 생사를 오고가는데... 진짜 신변잡기적인 거를 막 하는 게 다 들려요.(참여자 B)
2) 신뢰가 생김
신뢰가 생기는 체험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수술실의 환경과 의료진의 배려로 따뜻했던 수술실에 대해 표현하였다. 참여자들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수술실의 환경으로 잔잔한 음악이 흐르거나 편안한 색감의 수술실을 꼽았다. 또한,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상태로 수술실을 들어왔을 때 이불을 덮어주거나 수술 침대를 따뜻하게 준비해줬을 때 포근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을 위해 준비된 의료진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때 신뢰가 생겼고, 꼭 안아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의료진의 배려로 자신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잔잔한 음악이 나와서 듣고 있으면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참 좋았어요. 클래식을...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클래식은 별로 안 좋아했는데 그 이후로 클래식이 좋아졌습니다.(참여자 G)
수술방에 들어갈 때 바로 수술하는 것이 아니고 대기를 하더라구요. 여기저기 쳐다보며 신기했고 벽 색깔이 형광연두색이더라구요. 빛이 밝고 굉장히 경쾌한 느낌이 들고 수술방이 두렵고 그런 느낌이 아니라서 좋았던 것 같아요.(참여자 F)
수술을 위해 수술대로 옮길 때 얇은 옷 하나 입고 가서 추운 듯 했는데 수술대로 옮겼을 때 얼마나 따뜻했는지 너무나 편안한 마음이었어요. 그때의 따뜻함은 지금도 참 좋은 느낌으로 있습니다.(참여자 H)
수술하러 들어갈 때 대기실에서 간호사 한 분이 담당선생님 성함을 말하면서 “000 선생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수술하시려고...” 그 말이 너무 좋았고 그냥 기쁜 마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맡긴 거죠. 수술이 잘 될 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C)
제가 너무 벌벌 떨어버리니까 선생님이 저를 못 떨게 꼭 안아주더라고요. 그게 기억에 많이 남았고...(참여자 A)수술실의 기억은 선생님이 위로해 줬다는 거... 내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 느낌을 주는 게 좋았어요. 중요한 것 같아요.(참여자 D)
3) 감내해야 하는 의료절차
감내해야 하는 의료절차에서 참여자들은 사무적인 의료행위와 번거로운 환자확인 절차를 꼽았다. 사무적인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물건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편감을 호소하였고, 예상치 못한 보호대의 사용으로 자신의 몸이 묶이는 경험을 통해 당사자의 움직임과 역할에 대한 제한이 온 것에 대한 당혹스러움과 좌절감을 표현하였다. 또한, 치료를 위해 소변줄을 꽂는 의료행위를 감내하면서 인간으로서 수치스럽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수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수술 대기실, 수술장에 들어가 마취를 수행하기 전까지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환자확인 절차가 너무 번거롭다고 표현하였다. 참여자들은 정확한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관례적으로 진행하는 의료절차들이 참여자들의 불안을 증가시켰다.
수술방에 들어가서는 아직 준비가 안 됐는지, 순서가 안됐는지 옆에다 밀어 놓더라고요. 약간 물건 취급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참여자 G)
수술대에 누웠는데 양팔과 다리를 묶더라고요. 너무나 당황스러웠어요. 수술할 때 이런 거 하는 것은 들은 바도 없고 전혀 몰랐거든요. 안전을 위해서 한다고 그랬나? 묶으면서 얘기하더라고요.(참여자 F)
소변줄을 꽂고 있었는데 소변을 스스로 보지 못하는 느낌이... 이제 사람 노릇을 못 하는구나~이런 생각도 들었어요.(참여자 E)
번호 외우는 게 좋은 거 같기는 해요. 근데 띠가 있잖아요? 계속 그거를 환자한테... 확인절차를 한두 명이면 모를까 끝까지... 계속 재차 인계받는 사람마다 하니까 그것도 참...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정확하게 하려고는 하지만...(참여자 B)
범주 3. 수술실을 나온 후
범주 3은 수술실을 나온 후 유방암 여성 환자들이 체험한 것으로, ‘수술이 끝이 아니고 치료의 시작’과 ‘달라진 삶’의 의미 있는 주제군으로 묶여졌다. ‘수술이 끝이 아니고 치료의 시작’의 주제군은 암세포가 제거되었다는 안도감, 추후 관리에 대한 막막함의 주제가 모여서 구성되었다. ‘달라진 삶’의 주제군은 여성성 상실로 인한 가족관계 변화, 삶에 대한 태도 변화의 주제가 모여서 구성되었다.
1) 수술이 끝이 아니고 치료의 시작
수술이 끝이 아니고 치료의 시작은 암세포가 제거되었다는 안도감과 추후 여전히 남아 있는 부가적인 치료과정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표현하였다. 암세포가 제거되었다는 안도감에서 참여자들은 수술 후 전이가 없다는 사실에 안심하였고 수술이 잘되었다는 말에 행복하고 이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였다. 또한, 중증도가 높은 다른 암 환자들과 비교하면서 유방암이라 상대적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음을 표현하였다. 반면, 추후 치료에 대한 두려움에서 참여자들은 수술 후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하였고, 수술을 받을 때보다 방사선이나 항암과 같은 치료를 지속해서 받아야 하는 상황이 더 힘들었다고 표현하였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추후 관리방법에 대한 교육 및 정보의 부재로 인해 막막함을 호소하였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경제적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
수술 전에 주치의가 수술 후에 피주머니가 있으면 전이가 된 거고, 없으면 안 된거라고 말해준 게 기억나서 수술 후 피 주머니가 있는지 확인을 제일 먼저 했어요. 그런데 피주머니가 없어서 전이는 안 됐구나 하고 안심을 하게 되었습니다.(참여자 G)
수술에 대한 갈등은 없었어요.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 항암을 해야 하나 자연으로 가야 하나 고민이 컸었구요. 많은 갈등이 있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A)
솔직히 말해서 수술만 땅 하고 사후 관리는 알아서 해라잖아요. 사후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 줘야 되는데...(참여자 B)
암 환자들은 수술이 끝이 아니고 치료의 시작이라고 보면 돼요. 돈 들어갈 일도 많고 또 면역을 높이는 보조제도 먹어야 되고... 하나하나 돈 들어갈 때마다 말해야 되고 치료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하고 그러면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아요.(참여자 C)
2) 달라진 삶
달라진 삶은 여성성 상실로 인한 가족관계 변화와 삶에 대한 태도 변화로 나타났다. 여성성 상실로 인한 가족관계 변화에서 참여자들은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절제로 배우자와의 부부생활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워져 회피한다고 하였다. 한편, 부부생활의 변화에 대해 배우자가 기다리고 참아주면서 배려해주는 것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또한,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몸을 타인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서러움을 경험하였고, 특히, 찜질방에 같이 갈 수 없어서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였다. 삶에 대한 태도의 변화로는 지금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소중히 여기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되어 이 세상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다고 하였다.
수술 후부터 한쪽 가슴만 있고 투병도 하고 그러니까 남편과 각자 침대를 사용했었어요. 지금은 1년 반 정도 지났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참 편하거든요. 나이도 젊은데 너무 부부생활이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돼요.(참여자 E)
전절제 수술을 하고 난 후 성형을 안 하고 한쪽 가슴만 있어요. 남편은 괜찮다고 하는데, 그래도 부부생활이 부담스럽고 남편한테 미안하고 적극적으로 할 수도 없고 묘한 상황이 자꾸 생기네요.(참여자 F)
딸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이제 딸과 함께 찜질방 같은데는 갈 수 없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고이더라고요.(참여자 H)
수술 후 조금은 시간이 지나고 치유되는 느낌에 감사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싸우는 광경을 봤을 때 ‘저 정도로 싸울 일이 뭐가 있을까?, 살아있는 좋은 에너지를 왜 저렇게 쓸까?’ 이러면서 조금은 해탈한 느낌처럼 현상황을 받아들이게 되는것 같아요.(참여자 D)
아프고 나니까 세상이 달라 보여요. 많은 사람들이 불평, 불만 속에 살아가지만 나는 행복하려고 하거든.(참여자 B)
논 의
본 연구는 유방암 진단이라는 심리적 충격 이후에 수술실이라는 특수한 치료 환경을 접해야 하는 상황적 위기에서 유방암 여성 환자들이 체험한 의미를 파악하고자 현상학적 연구를 시도하였다. 그 결과 18개 주제와 8개 주제군이 도출되었고, 의미를 중심으로 3개의 범주를 구성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체험한 수술경험의 의미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수술실을 들어가기 전, 맞닥뜨린 수술실, 수술실을 나온 후로 범주화되었다.
첫 번째 범주인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는 외과적 절제의 수술을 통해 암 덩어리를 도려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여자들은 희망을 가지면서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살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강하게 가졌다. 선행연구에서도 암 진단 후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희망을 느꼈고[ 22], 유방암은 높은 생존율을 보이면서 유방재건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경험하였다[ 13]. 이처럼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치료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라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유방암 여성 환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술만 하면 완치된다고 생각했지만 재발을 경험하면서 수술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다고 보고하여[ 17] 암의 종류와 병기에 따라 수술에 대한 기대와 희망의 정도가 다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가족의 사랑과 후원을 받으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23]. 따라서 유방암을 포함한 암환자에게 질병을 극복하고 살고자 하는 의지를 증가시키는 희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여자들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가족에게 미안한 감정과 원망, 분노의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었다. 선행연구에서도 암으로 인한 수술을 경험하면서 가족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의 양가감정을 경험한다고 보고하여 본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 10, 17]. 또한, 암 치료로 인해 악몽과 같은 고통이 지속될 때 가족이 있기에 버틸 수 있는 의지를 가질 수 있었고[ 24], 유방암을 극복하고 회복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가족의 지지라고 하였다[ 25]. 이러한 결과를 통해 고통 속에 있는 참여자들에게 가족이라는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방암 수술 후 투병과정에서 가족의 지지를 통해 고마움과 투병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하고[ 14, 17, 24], 수술 후 외형적으로 멀쩡한 자신에게 무관심한 가족에게 서운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10]. 이렇듯 기존의 연구에서 가족의 존재에 대한 의미는 수술 후 과정에서 경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이에 반해 본 연구는 수술실에 입실하기 전 가족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표현한 것에 의의가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암 선고를 받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믿음을 통해 환자들이 희망을 갖게 되는 것으로 한정하여 보고하였다[ 17]. 그러나 본 연구결과를 통해 가족의 존재가 수술 전 환자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수술 전 환자에게 버팀목이 되고 희망이 되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술 전 불안감소를 위해 가족 지지체계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수술실로 향하는 과정에서 낯선 시선들로 인해 불편감을 경험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자신의 암 수술과정을 참관한 가족들에게 부끄러움과 수치스러움을 느꼈고[ 17], 유방절제 수술 후에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 9, 11]. 이러한 연구결과는 암 환자가 질병으로 인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결과를 부분적으로 지지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는 유방암을 진단받은 이후 충분히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절차상 이동침대에 누워서 사람들이 많은 복도를 가로질러 수술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불편함과 수치심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의미가 있다. Cho [ 7]의 연구에서 수술 전 수술실까지의 이동경로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대상자의 상태불안과 불확실성이 감소하는 것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환자의 중증도와 상태를 고려하여 환자안전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술실로 걸어가거나 휠체어로 이동하는 방법을 환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술 전 이동경로 및 모의 체험을 통해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범주인 맞닥뜨린 수술실은 참여자들이 수술실에 입실했을 때 춥고 떨리며 의료진의 잡담 및 각종 소음이 공존하여 불안이 엄습해 오는 낯선 환경을 경험하였다. 비록 수술실은 아니지만, 검사실에서 의료진들끼리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웃을 때 환자에게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 불안감이 증가한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24]. 이처럼 시끄러운 의료진의 잡담과 의료기구의 소음은 수술 환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수술 환자가 체감하는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술실 내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과 의료진의 사담을 자제할 수 있는 수술실내의 분위기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수술실 환자의 경험에 대한 정보공유와 교육을 통해 의료진의 인식변화가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술실 환경에서의 대표적인 불편감으로 나타난 추위에 대해서는 수술실에 입실한 환자에게 적시에 따뜻한 이불을 덮어주고 신체 노출을 최소화하는 간호중재가 수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수술실 온도 및 환경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는 수술간호를 제공함으로써 환자가 느낄 수 있는 불안과 불편감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참여자들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수술실의 환경으로 잔잔한 음악이 흐르거나 편안한 색감의 수술실을 꼽았다. 이는 최근에 발표된 메타연구에서 음악이 수술 환자의 불안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이었고, 수술 환자 안위와 관련된 비약물적 중재로 음악요법을 흔히 적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지하고 있다[ 26, 27]. 또한, 음악요법은 안전하고 비용 효과적인 방법일 뿐만 아니라 Midazolam과 같은 약물을 투여하는 것보다 수술 환자의 불안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 28]는 수술간호 실무에 있어서 음악 중재가 중요하며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환자들이 수술실에 대한 편안한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환자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음악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색채의 환경 구성을 포함하여 따뜻한 분위기와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의 수술실 공간 개선 및 하드웨어 보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번거로운 환자확인과 물건 취급을 당하는 듯한 사무적인 의료절차를 고통으로 받아들였다. 수술 대기에 관한 선행연구에서 대기시간이 길어질수록 분노, 좌절, 우울감이 증가하였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경험하였다[ 16]. 이와 유사하게 본 연구에서도 참여자들은 수술실에 입실한 후 대기하는 시간 동안 물건 취급을 당하는 느낌, 손발이 묶이는 당혹스러운 의료행위를 경험하면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수술과 관련된 의료행위를 수행할 때 수술 환자를 하나의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져야 할 존엄성을 바탕으로 의료진의 언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선행연구에서 도뇨관, 배액관을 포함한 수술과 관련된 기구 사용에 관한 정보 및 실물실습을 수술 전 환자에게 제공했을 때 상태불안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7]. 따라서 수술을 앞둔 대상자에게 수술실의 환경과 의료절차에 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낯선 수술실 환경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켜 복잡미묘한 감정과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데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수술실에서의 환자의 체험을 분석하였기에 본 연구결과가 의미가 있다. 또한, 수술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수술실의 추운 환경, 의료기구의 소음, 의료진의 잡담, 당혹스럽고 번거로운 의료절차들에 관한 생생한 표현을 확인하여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중심의 수술간호중재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자중심의 수술간호의 제공은 수술 전 대상자의 불안을 감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사료된다.
참여자들은 낯설고 불안이 엄습해 오는 환경에서도 의료진의 배려와 위로의 말 한마디로 인해 신뢰가 생겼다고 하였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암 환자를 위한 치료의 전 과정 동안 의료진의 태도는 암 환자들에게 신뢰감이나 불신감을 가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한 연구결과[ 24]를 지지하고 있다. 즉, 치료과정에 대하여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배려를 해줄 때 신뢰감이 증가하였고, 환자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거나 상투적인 질문과 대답으로 일관할 때 불신감을 증가하였다[ 24]. 이렇듯 수술실의 물리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태도가 대상자의 수술 전 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본 연구결과를 통해서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비록 추운 수술실 환경이지만 따뜻한 담요(warm blanket)를 제공해주거나 안아주는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가 대상자의 신체적 편안함과 더불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였다. 그러므로 의료진을 대상으로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향상과 전인간호를 실현할 수 있도록 수술 간호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환자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배려하는 수술간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의료진의 꾸준한 노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수술실을 나온 후에 참여자들은 수술이 잘 수행되어 전이가 없다는 소식에 안도감이 들었으나, 추후 치료에 대한 막막함으로 인해 수술을 받으면 끝인 줄만 알았던 것이 평생 치료해야 하는 시작점임을 깨닫게 되었다. 즉, 유방절제술이 유방암 치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의미는 수술 후에 이루어지는 추후 관리가 또 다른 고통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수술 후 관리에 대한 정보 및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과 수술보다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가 더 힘들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추후 관리의 막막함을 표현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유방완전절제술을 받은 이후에 의료진의 상담이나 설명 부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의 지지체계 부재, 추후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부재를 제시하여 본 연구결과와 유사하였다[ 10]. 또한,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다르게 유방 보조물과 재건 수술이 필요하고 전이 예방을 위해 약물 복용을 지속해야 하는 생존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있었다[ 10]. 뿐만 아니라 재발과 전이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였다[ 14]. 이러한 고통을 경감시키고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자조집단에 참여하거나[ 12, 15], 물리화학적인 치료 외에는 의료진에게 기댈 것이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 섭생 방법을 찾아보기도 하였다[ 24, 29]. 본 연구결과는 임상현장에서 의학적 처치와 수술에 치중하기보다 수술 후 또는 퇴원 후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추후 관리에 적극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해 준다. 이를 위해 종양 전문가들이 주기적인 교육적 개입과 상담을 수행해야 하며, 더불어 자조집단의 활성화를 통해 정서적 지지와 함께 실질적이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수술실을 나온 이후 달라진 삶을 경험하였다. 이는 여성성 상실로 인해 부부 관계가 부담스럽고 딸과의 관계에서 미안함을 느끼는 변화를 경험하였고, 세상을 바라보고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삶에 대한 태도가 변화하였다. 여러 선행연구를 통해 유방암 여성들이 유방절제술 이후 여성성 상실로 인해 절망감과 고통을 경험하였고, 남편의 외도에 대한 걱정과 부부관계에서 위축되는 회피 반응을 보고하여 본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하였다[ 9, 10, 12]. Lee [ 10]는 ‘성 정체성으로 인한 아픔’이라는 주제를 통해 유방의 존재가 여성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하였다. 또한, Park과 Yi [ 11]는 유방암 여성을 ‘가슴 하나 없는 서러운 여자’로 표현하여 여성의 완벽한 외모를 갖추지 못함으로 인해 수치심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이렇듯 여성성 상실로 경험하는 부정적인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전과 다른 긍정적인 삶으로 변화되어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는 선행연구의 결과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10, 11, 14, 24]. 자신의 실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된 변화[ 10],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남에게 베푸는 삶을 실천하는 변화[ 11],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심리적 성장의 변화[ 14], 일상생활 재구성과 인간관계 재정립으로 이타적인 삶의 태도 변화[ 24]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유방암 수술 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되면서 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깨닫게 되어 선행연구결과를 지지하였다. 따라서 유방의 상실로 인해 올 수 있는 부부와 가족의 갈등을 미리 예측하여 유방암 수술 후 여성 환자를 포함한 부부 및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지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방암 수술이라는 위기를 극복한 후 긍정적 삶의 변화를 토대로 더욱 발전적인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환자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간호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목적적 표본추출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하였고, 심층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여 유방암 여성 환자의 수술경험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기존의 연구가 질병 체험 및 극복 과정에 초점을 두었다면, 본 연구는 수술실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참여자가 경험한 본질을 파악하여 바람직한 수술간호를 수행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마련하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향후 유방암 여성 환자뿐 아니라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질병의 수술단위별로 대상자의 수술경험의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중심의 수술간호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유방암 환우 카페에 가입한 대상자를 토대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유방암 여성 환자에 국한하여 연구가 수행되었기에 연구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대상자를 포함하여 수술을 수행하는 임상현장에서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타당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결 론
본 연구는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유방암 여성 환자의 수술경험의 의미를 확인하였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중심의 수술간호중재 개발에 활용하고자 한다. Colaizzi 기법에 근거하여 참여자의 의미 있는 진술에서 131개의 구성된 의미를 찾아내었고, 구성된 의미에서 18개의 주제를 추출한 후 8개의 주제군과 3개의 범주로 귀결하였다. 연구결과, 첫 번째 범주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붙잡은 희망, 미안함과 원만스러움의 만감 교차, 낯선 시선들로 인한 불편감의 주제군이 포함하였다. 두 번째 범주는 ‘맞닥뜨린 수술실’로, 불안이 엄습해 오는 환경, 신뢰가 생김, 감내해야 하는 의료절차의 주제군이 있었다. 세 번째 범주는 ‘수술실을 나온 후’이며 수술이 끝이 아니고 치료의 시작, 달라진 삶으로 명명하였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볼 때, 유방암 여성 환자의 수술과정에 참여하는 의료진은 수술경험의 의미를 이해하고 전인적 관점에서 치료 및 간호에 임할 필요가 있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타인의 시선으로 인한 불편한 감정을 줄이기 위해 환자의 결정권을 존중하여 걸어가거나 휠체어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이동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수술실이라는 낯선 환경을 처음 맞닥뜨리는 시점에서 춥고 떨리는 공포와 불안을 경험할 때 의료진의 따뜻한 배려와 편안함을 주는 환경은 대상자에게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였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수술 후에는 추후 관리에 대한 막막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과 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가족지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해야 한다. 이에 본 연구결과에서 도출된 유방암 여성환자의 수술경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중심의 의료서비스 향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수술 전, 수술실 시점, 수술 후 간 호중재를 개발하여 적용해야 할 것이다.
Table 1.
Categories, Themes cluster and Themes
Categories |
Theme cluster |
Themes |
Before entering the operating room |
Hope gained while on the threshold of death |
⦁ |
Feel of hope in being able to have surgery |
⦁ |
Desire to live |
Mixed feelings of regret and resentment |
⦁ |
Say love to one's self |
⦁ |
Guilt for not cherishing my body |
⦁ |
Angry and sorry for the family |
Discomfort due to unfamiliar gaze |
⦁ |
Burdensome gaze |
⦁ |
Feel of shame in myself for being a spectacle |
When entering the operating room |
Environment where anxiety arises |
⦁ |
Too cold and shivering |
⦁ |
Coexistence of noise |
Trust is born |
⦁ |
Mind-stabilizing environment |
⦁ |
Warm from the medical staff's care |
Enduring medical procedure |
⦁ |
Troublesome patient identification procedure |
⦁ |
Being treated as a product |
⦁ |
Embarrassing medical practice |
After leaving the operating room |
Surgery is not the end, but the beginning of treatment |
⦁ |
Relief that cancer cells have been removed |
⦁ |
Impermanence of future management |
A life with many changes |
⦁ |
Changes in family relations due to loss of femininity |
⦁ |
Change of positive attitude toward life |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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